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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름이 이야기

챈이 일기쓰기의 힘

larinari 2010. 8. 18. 22:10

 

내적인 성장을 위해서 무엇인가를 하고 싶다면 일기를 써라.
일기를 쓰되 정직하게 써라.


이것이 남편과 내가 함께 힘주어 말하는 몇 안 되는 인생의 지침 중 하나다.
<내 영혼을 위한 일기쓰기>
<하나님을 만나는 글쓰기>
<치유하는 글쓰기>
등은 최근에 읽으며 위의 지론에 힘을 실어준 책들이고,


<글쓰기 어떻게 가르칠까>를 비롯한 이오덕선생님의 글들은 거의 20여 년 전에 읽었던 책들이다. 그 때 나는 겨우 한글을 읽거나 말거나 일곱 살 짜리 아이들을 가르치는 유치원 선생님이었는데 왜 그리 목숨 걸고 읽었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그런 저런 경험으로 인하여 죽어나는 건 결국 우리 딸 채윤이가 되었다.
학교공부 제대로 데리고 가르치는 것 없는데  일기쓰기 만큼은 1학년 때부터 꾸준히 공들여 함께 했다. 뭐, 대단한 것은 아니었다. 이오덕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살아있는 이야기를 쓰게 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용을 써 본 것이다. 그렇다고 쓰기나 읽기보다는 듣기나 말하기에 관심이 있는 채윤이가 썩 일기를 잘 쓰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았었다. 


그.런.데.
어젯 밤에 '정직한 글쓰기'는 삶을 변화시킨다고 믿는 엄마에게 대박 감동을 안겨 준 사건이 있었으니.....






하룻동안 해야 할 일들을 하루종일 미루고 미루다 밤 9시가 되면 시작하는 두 놈들의 방학생활. 가급적 잔소리도 협박도 분노폭발도 하지 않으려고 두고 보던 중이었다. 마냥 두고봐 줄 수는 없었던 엄마가 특유의 '너희들 마음대로 해' 한 마디 던지고 '기약없는 묵비권 행사'에 돌입했다.






엄마의 묵비권은 그대로 아이들에게 협박이요, 엄포요, 공갈이기 때문에 두 녀석 다 완전 열심히 숙제에 매진하였다. 알아서 일기도 쓰고 간간이 찔러보는 엄마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니까 포기한 듯 보였다. 그 때 띠리릭, 문자가 왔는데 '사랑하는 엄마의 첫 번째 보배. 채윤' 한테서 온거란다.
이 문자에 웃지 않을 수 없었고, 마음이 풀리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잠자리에 들기 전 아이들과 이런 저런 얘기 나누며 훈훈한 마무리를 하던 차에! 채윤이가 일기를 쓰다가 '엄마에게 문자를 보내야겠다' 고 맘을 먹었다고 했다. 스스로 쓴 일기에 자신이 속상한 얘기로 시작해서 엄마한테 미안한 마음, 그리고 그걸 편지로 써야겠다는 결론을 찾은 것이다.
(게다가 학교에서 국어시간에 배운, 말하자면 시험치려고 외우기에나 적합한 '직접 전하는 것이 힘들 때 편지를 이용한다'는 내용을 기억해내서 삶의 지혜로 적용하다니...)






문자보다 더 반갑고 감동적인 것이 이것있다.
혼자 자신의 마음에 대해서 쓰다가 얻은 통찰의 결과라니 말이다.
초딩 4학년이 아직도 틀린 철자법으로 어이없게 만들기도 하지만, 됐다. 됐어. 정직한 글쓰기를 통한 자기성찰이 된다면 철자법이 대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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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Comments
  • 프로필사진 hs 2010.08.20 22:44 아이들의 글은 꾸밈이 없는 것이 마음을 즐겁게 합니다.
    배운 것을 적용하는 것이 기특하기도 하고....
    저도 며칠 전에 소아의 6학년 때 일기를 보며 많이 웃었답니다.
    포스팅 할만한 것도 꽤 되더라구요. ^^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0.08.20 23:32 신고 이 포스팅 무플을 받아들이고 고고씽 할려고 했더니 달아주셨네요. 캄사합니다.ㅎㅎㅎ

    집집마다 어릴 적 일기장은 숨겨둔 개그 보따리 같아요. 히야, 초등학교 선생님의 초딩시절 일기는 어땠을까요?
    대박 기대하며 포스팅 기다리고 있겠습니다.ㅋㅋ
  • 프로필사진 뮨진짱 2010.08.23 00:42 모님,
    요새들어 3살 아가들을 보니 결혼하고 싶다가도..
    양육의 어려움을 간접경험 or 직접경험해서 그노무 환상을 딱 깨트렸는데

    챈이 일기를 보니
    저 엄마되고 싶네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프로필사진 larianri 2010.08.23 15:53 양육이라는 거 막상 뚜겅을 열고보면...
    생각했던 것보다 1000배는 더 짜릿한 즐거움이고,
    생각했던 것보다 10000배는 더 고통스런 일이지.ㅋㅋ

    어뜨케, 그래도 엄마는 되어봐야겠지?
  • 프로필사진 뮨진짱 2010.08.23 22:39 10000배의 고통이라..ㅋㅋ
    완전 웁스 +_+

    일단 결혼세포보다는 연애세포부터
    증식시켜야할텐데..ㅋㅋㅋㅋ
  • 프로필사진 larianri 2010.08.24 11:14 굿 쵸이스!!!
    연애 세포!ㅋㅋ
  • 프로필사진 myjay 2010.08.27 18:01 처음볼 때 크게 감동했었는데..
    댓글달려고 다시 와서 보니 '오늘 애슐리 데려가줘서 넘 고마워'가 눈에!!!
    사실 애슐리에 가서 뉘우치게 된 게 아닐까요? ㅡㅡa
    (음식 포스팅보고 여운이 남은 나...)
  • 프로필사진 2010.09.12 16:14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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