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추위는 완전히 물러가고(집이 하도 추워서 최근 까지도 집 안에 있으면 춥다는 생각을 많이 했음) 널따란 베란다에 테이블을 하나 내놓고 혼자 있을 때 노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주부라면 누구나 아는 그 맛! 모두 내보내고, 가사일을 마치고 차 한 잔과 함께 앉을 수 있는 곳. 저기 앉으면 앞으로도 초록 뒤로도 초록이라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요.

도통 여유있는 시간을 못 가지고 계시는 남편이 엊저녁인가 베란다에 나가 보더니 '에이씨, 여기서 완전히 신선놀음을 하는구만' 하시는데 부러워서 돌아가시겠나 봅니다.


우리집 초록이들도 요즘 살 맛이 났습니다. 그간 쨍하고 드는 해라고는 못 보고 자라던 녀석들입니다. 이 집에 이사오고 날이 풀리면서 베란다에 자리를 마련한 이 녀석들 정말 잘 자라주고 있습니다. 잘 자라서 분갈이도 해주었고요.


제가 주부가 된 이후에 작은 화분들 정말 많이 돌아가시게 했는데요.... 어느 때 부턴지 '화분 참 잘 기른다'는 소리를 듣게 되었어요. 아닌게 아니라 죽어 나가는 놈들이 요 몇 년 동안에는 잘 없습니다. 가만 생각해보니 음악 탓인 것 같습니다. 잘 때나 아이들 악기연습할 때 외에는 거의 쉬지 않고 돌아가는 것이 CD플레이어 내지는 튜너니까요.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고 키우는 화분이 더 잘 자란다는 연구가 있을 정도로 입증된 것이니, 이 녀석들 음악 쫌 아는 화분임에 틀림없습니다. 지금도 잘 보시라구요. 살짝 이파리리들이 거실 안의 스피커를 향하고 있다니까요.


자~ 매일 매일 신선놀음 하게 해주는 이쁜 초록이들과 셀카 한 장!
고맙다. 얘들아, 니들이 수고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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