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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일상

침묵의 노래

larinari 2008. 3. 15.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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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날개>

님의 세계에 산다는 것은
새의 날개처럼 자유로운 것입이다.
이 우주는 님을 향하여 춤추고 노래합니다.
나의 노래는 푸른 나무가 그늘을 만듦같이
깊은 마음에서 나옵니다.
그 마음은 나의 일상이며 내 삶입니다.
있는 듯, 없는 듯 바람같은 나의 님
가이없이 자애로우시고 잠잠한
그 분의 품으로 들어가 부르는 노래는
고요한 침묵의 노래입니다.
저 무명초에서 흐르는 침묵의 향이
곧, 진리의 제사요, 자유의 노래입니다.
아, 마지막은 침묵이리니
소리없이 하나님을 찬송하는
그런 침묵이리니  
  - 홍순관 -



'무조건 목을 쓰지 마세요.'라는 진단을 받은 지가 언제였던지 모르겠습니다.
조심해서 쓰라면 모르겠지만 목소리로 밥을 벌어 먹는데 어떻게 무조건 쓰지 않을 수 있느냐면서
조심하고 달래서 쓰고 있었습니다.
일이 없는 2월에는 정말 열심히 병원 다니고 약 챙겨 먹고 목을 달래고 달랬습니다.
여기 저기 새로 일을 찾는 과정에서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서 최소한의 일을 하기로 했습니다.
적극적으로 자리를 구하지도 않았으며 '꼭 해주세요' 하는 두 군데만 일을 하기로 했지요.
다음 월요일부터 새학기 일을 시작하게 되어 있습니다.

목이 어찌나 약해졌는데 지난 주 평택대 강의 두 시간 만에 팍 가버렸습니다.
성대만 문제가 아니라 임파선도 많이 부어서 힘들었지만 그러려니 했고,
병원에서 임파선에 대해서 여러 말을 하지만 '괜찮을거야' 하고 치료 받고 있었습니다.
오늘도 임파선과 목 때문에 병원엘 갔지요.
근데 언젠가부터 오른쪽으로 뭘 씹을 수가 없게 아프고 있었습니다.
목 근처가 워낙 총체적으로 아프니까 별로 신겨도 안 쓰다가
어제 오늘 통증이 심하길래 진료받으면서 얘길했습니다.
턱관절에 문제가 생겼다는 거예요.
치료는 약, 주사와 함께 부드러운 것만 먹고, 젤 중요한 건 절대 말하지 말 것!
게다가 성대까지 늘 부어있는 상태니 말 하지 말라는 게 철칙이랍니다.
"제가 직업이 그래서요....노래는요?"
했더니,
"말하면 안 되는데 노래는 되겠습니까?" 합니다.

턱이 문제가 생길려면 좀 더 일찍 문제가 생기던가.
이런 저런 절차 다 끝내고 담주부터 음악치료 시작해야 하는데 하필 타이밍도 참.
일을 그만하라는 싸인일까요? 병원에서 나오자마자 '4월부터 시작하면 안될까요?' 하는 문자를  두 학교 선생님에게 보냈는데 모두 흔쾌히 그러자는 답신이 왔습니다. 4월부터는 할 수 있을까요?
아니 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그게 다 욕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더 복잡합니다.

'나'라고 생각하는 모든 것에서 덜 중요한 것부터 하나 씩 지워나가면 마지막에 뭐가 남을까?
생각했습니다. 맨 마지막에 남을 지 어쩔 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오래 살아 남아 있을 것이 '노래' '찬양' 입니다. 노래는 내가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빨리 다가갈 수 있는 길이었습니다. 다른 엄마, 다른 사람들과 나를 다르게 만드는 게 노래였죠. 무엇보다 '노래'는 내가 하나님을 만나는 가장 빠르고 쉽고 깊은 길이지요. 물론 홍순관이 <새의 날개>에서  읊조리는 것처럼, 궁극적으로 침묵의 노래일 것입니다.

복잡합니다.

노래는 내 일상이고,
존재의 큰 기둥이고,
밥이고,
삶이고,
그 분을 만나는 방법이기에 말입니다.

결국 다시 한 번 침묵의 노래를 배우는 시간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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