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자모임 장을 보면서 해물 사는 걸 보고는 챈이가 '엄마, 전 부칠거야?'해서
'응, 그래 전부 칠 거야. 전부 다 한 대 씩 칠거야.' 해놓고 내 개그에 내가 넘어감.ㅎㅎㅎ

명절 때든 잔치 때든 일단 전 부치는 고소한 냄새가 나줘야 분위기가 난나고 생각한다.
평소에도 전 한 조각은 허전한 식탁을 기름지고 풍성하게 하는 게 분명하다.
오늘처럼 열무국수 같은 게 주메뉴라면 더더욱 그렇다.
칼칼하지만 뱃 속 한 구석 허전함은 기름기 있는 것으로 채워야 하는데 육류 한 점을 구색 맞추기 어려울 때는 맛있는 전 한 장이 딱이다.

그런 이유로 모임 때마다 전을 자주 하는 편이데...
보아하니 요즘 젊은이들은 여자 남자 할 것 없이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지라,
전이 땡기기는 땡겨도 썩 맛있게 먹지를 못하는 걸 알아챘다.ㅎㅎㅎ

이 찰나에 등장한 라이트油!

내 비록 장보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토요일 저녁 마감 시간에 맞춰 나가 떨이 세일에 목을 매고,
온전한 수박 한 통 사본 기억이 거의 없이 오래되고 꼭지 떨어져서 몇 천원 싼 것만을 고집하지만서도... 기름에 관한한 고가의 라이트유를 주저함 없이 선택한다.

그저 '희망' 내지는 '사랑' 이외에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는 우리 목자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어서 말이다. 빈약한 식탁이지만 전 한 조각을 먹어도 걱정없이 행복하게 먹게해 주고 싶은 마음 그것이다.

이들과 함께 부르면 눈물 나는 노래.

그댄 솔잎이어라. 푸르러 싱그럽기에 저 하늘 해맑음을 닮았어라.
그댄 이슬이어라 티없이 깨끗하기에 저 햇살 눈부심을 닮았어라.
그댄 바위여라. 굳세어 한결같기에 저 큰 산 든든함을 닮았어라.
그댄 샘물이어라. 깊고도 그윽하기에 저 산새 지저귐을 닮았어라.

그대 가난해도 그대 외로워도 거짓없는 마음 나눠주고지고
행복하여라. 우린 벗이어라 정답고 따뜻하기에 우리 주의 사랑을 닮았어라.

이 노래를 함께 부르면서 '내가 하나님이라면....' 하고 생각했다.
내가 하나님이면 이들이 가진 꿈을 다 현실로 보여주리라.
내가 하나님이면 이들이 고민하는 진로에 대낮 같은 빛으로 비추고 탄탄대로를 열어주리라.
내가 하나님이면 이들에게 최고의 배우자를 선물로 주리라.
내가 하나님이면 이들이 흘린 눈물보다  수 백배 수 천배 큰 웃음으로 갚아주리라.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라이트유에 해물파전 한 장 부쳐주는 정도?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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