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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책, 사람은 찰떡궁합 본문

Cafe Nouwen

커피, 책, 사람은 찰떡궁합

larinari 2010.04.10 16:23





며칠에 한 번씩 인터넷 서점의 신간을 뒤지는데, '카페' 것두 '북카페'라는 말에 솔깃. 게다가 그런 주제가  홍성사에서 나온 책이라니 더 솔깃하여 '우리 지금 만나. 아, 당장 만나' 하고 일일배송으로 받아 읽은 책이다. <우리 동네 북카페, 아프리카 당나귀>


69년생의 약간 피터팬증후군 냄새가 나는 이 책의 저자이며 카페 <아당>의 주인장. 커피, 책, 젊은 사람, 좋아하는 것도 나랑 비슷하네! 근데 이 사람은 이미 카페도 하고, 게다가 책까지 냈네? 완전 부럽다 못해 질투가 나서 심기 불편해졌다.
부럽다못해 질투까지 났으니 이건 기냥 진것도 아니고 참패!






남편이 쉬는 월요일엔 카페 순례를 하기로 했다. 지난 주 가배나루에서의 감동이 잊혀질 즈음 새로운 월요일이 되어 안양에 있는 북카페 <아프리카 당나귀>를 찾았다.


어린이집이 있던 자리라서 지하실 까지 사용하고 있는 넓은 공간이 참 좋았다. 아파트 안에 있는데 아파트 정원을 끼고 있어서 뒤쪽의 풍경은 자연 속에 있는 듯 하였다. 초록색 원목 책꽂이도 맘에 들었다. 손글씨로 진솔하게 쓴 메뉴판이나, 메뉴판 앞에 '가훈:1인 1주문' 하는 식의 애교는 카페 곳곳에 가득했다.  중간에 없어진 메뉴는 과감하게 X표 하고 그 위에 '찾는 분이 없어서 안해요^^' 하면서....이런 진솔한 애교가 어떤 이들에게는 사람냄새나는 편안함을 줄 것이고, 나처럼 이미 혼자 라이벌 의식 충천한 사람에게는 '이 메뉴판 초면에 너무 들이댄다' 면서 말도 안되는 트집꺼리를 주기도....ㅋㅋㅋ 






드립커피 같은 건 없고, 에스프레소 메뉴들이 있었는데.... 커피는 그저 어디든 가서 마실 수 있는 진솔하고 편안한 ㅋㅋㅋ 커피였다.
다만 신수가 훤한 아르바이트 총각이 착하고 친정절하게 내준다는 거, 그거 좋았다.






음, 그니깐 북카페였는데..... 그린톤의 원목 책꽂이에 꽂혀있는 책들은 대충 저랬다.
분류는 거의 안하셨고, 어린이 책 어른 책 함께 대동단결하여 어우러져 있었고.
아마도 집에 꽂혀 있던 책들을 그대로 옮겨 놓으신듯 했다.






한 때는 '로렌스 크랩'이라고 번역되기도 했던 나의 래리 크랩님의 책도 발견했다.
으흐흐흐흐흐.......래리크랩님이 수호지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계셨다.






여기는 창 밖에 정원 같은 것을 마주하고 있는 주인님의 책상. 제대로 된 깨끗한 책들은 저 쪽에 몇 권 꽂혀 있었다.ㅋㅋ 쥔께서 방금 인터넷도 하고, 큐티도 하고, 글도 쓰다가 나가신 흔적이 역력했다. 책을 통해서 만난 이 카페의 사장님은 갑작스런 남편의 죽음을 맞아 당황하고, 방황하고, 인생이 무너져내리는 경험을 하기도 했지만, 혼자서 청소년인 아들을 키우면서 적잖이 버겁기도 하겠지만 행복해 보였다.
행복하게 카페를 하는 분이다. 그 행복이 그 분 안에 있는 예수 그리스도 때문이라면 카페를 하든 안하든 행복할 것이다.






한구석에 저렇게 신경 써서 만들어 놓은 책꽂이와 그 앞의 초록 소파. 저 예쁜 책꽂이와 소파를 보면서 그런 상상을 해본다.

아주 예쁘고 감각있게 만들어진 각 분야의 신간들이 잘 정리되어 한 손에 커피 든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면 말이다. 그 신간들은 교보문고에 깔리는 그 날 바로 저 책꽂이에 깔리는 거다. 그래서 우연히 커피를 마시러 들렀던 책을 좋아하는 손님이 '어? 내가 기다리던 이 책이 나왔네' 하면서 저 소파에 앉아 책을 펼쳐 든다. 한참을 책에 빠져 있다가 고개를 드니 밖은 이미 어둠이 내리고 있다. (이 손님은 그러는 동안 이미 두 세 번의 리필커피를-물론 첫 잔과 다름없이 신선하고 맛있는 커피를- 마셨을 것이다. )

ㅇ젠 가야지 가야지 하면서도 책을 손에서 내려놓지 못하던 고객님께서 일어나신다. 책에 빠져 있느라 침침해진 눈을 다시 맑게뜨며 '제가 좋아하는 저자예요. 책이 나온줄 몰랐는데.... 어우, 감사합니다. 커피도 몇 잔을 마셨나 모르겠네요. 잘 마셨습니다' 한다.카페를 나가는 손님은 신선한 커피의 향, 필연처럼 만난 책 한 권, 커피잔에 가득 담긴 책을 좋아하는 사장의 공감과 위로에 자신도 모르게 영혼의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그 콧노래가 사장의 영혼에 메아리를 일으켜 사장 역시 고된 일과로 무거워진 몸이 한결 가벼워진다.

그리고 이렇게 중얼거린다.  '역시, 커피와 책과 사람은 사랑하지 않을 수 없어. 이것 없이 무슨 재미로 살아? 아침에 카페 너무 힘들다고 그만둬야겠다고 남편에게 투덜거렸던 건 취소해야겠어' 라며 휴대폰을 돌린다. 0.1.0.8.8.2.9.0.5.0.*


ㅅ ㅅ ㅆ ㄱ ㅇ ㄷ!  ㅋㅋㅋㅋㅋ



 





14 Comments
  • 프로필사진 mary 2010.04.10 19:16 신실씨- 요건 알겠는데 ㄱㅇㄷ 요건 당췌 오르겄네. 누군가 해독하겠지?
    난 저 쥔장의 책상앞 블라인더 쳐진 창문모습이 맘에 드네.
    북카페는 떠들면 안될거 같아 한번도 가보질 못했는데
    혼자 한번 가봐야겠네. 그래서 저 상상속의 손님이 되볼까?
  • 프로필사진 larinari 2010.04.11 09:27 여긴 뭐, 저희 갔을 때 아주머니 네 분 오셔서 앉아있는 내내 그 분들의 대화내용을 다 청취했는데요.ㅎㅎㅎ 내일 가 볼 북카페가 진짜 북카페일 듯 해요.

    신씰씨! ㅋㅋㅋ
    mary님 힌트에 저희집 세 식구는 '신씰쏙 강오동'으로 결론을 냈습니다만...ㅋㅋㅋ
  • 프로필사진 hs 2010.04.10 23:23 커피와 책을 맘껏 즐기시는 모습이 참 부럽습니다.
    이 몸은 하두 바빠서리 커피두 홀짝 얼릉 마시고 책은 볼 엄두도 못 내고....
    요즘은 신문도 일주일이 한번 정도나 큰 글짜만 흟어보는....
    바쁘게 할 일이 있다는 것이 감사한 일이지만요. ^*^
    그렇게 여유있게 카페에 가서 책도 읽고 하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 프로필사진 larinari 2010.04.11 09:35 예전엔 카페가 연인들 데이트나 하는 곳이었는데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젊은 사람들은 공부하러, 숙제하러, 쉬러, 생각하러... 카페에 가요.
    성경공부 모임이나 모임도 대개 카페에서 하구요.
    글을 쓰거나 창작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아이디어를 찾다가 생각의 환기를 위해 가기도 하고, 심지어 깊으 ㄴ영성의 길을 찾는 사람들이 가끔씩 골방 같은 은밀한 곳을 찾는 의미로 카페를 찾기도 하는 것 같아요.

    해송님, 요즘이 젤 바쁘실 때죠?
  • 프로필사진 2010.04.11 22:22 ㅅ ㅅwill be ㅎㅅ
    왜냐면 수염 기르고 후진앵성 히셔야됴
    저 오늘 샌드위치 만들다가 시간 대뱍 걸리고 손도 비었는데
    징ㅉㅏ 맛있었어여 ㅋㅋ저 ㅇㅂ 자리 꼭 주셔야 되여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0.04.11 22:54 신고 너 ㅅㅅㅇㅂ!
    그래도 맛있어서 다행이다.
    도사님쫌 위로해 드리렴.
    목자모임 쉬기로 결정하고 저녁내 우울모드시다.
  • 프로필사진 myjay 2010.04.13 00:49 카페 분위기 좋군요.
    곧 사모님도 이보다 더 멋진 카페를 차릴 것을 미슘미다!!!
    글구 제가 유추한 말은..
    "사실 싼게 우동"...ㅡㅡ;;;;;;;;
    약간 현승군스러운가요? ^^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0.04.14 11:56 신고 사실 싼게 우동! ㅋㅋㅋㅋ
    대박!ㅋㅋㅋㅋ
    그거 사실 제가 글 밑에 숨겨놓은 의미 중 하나입니다.

    이러다 제가 카페를 하면 세상에서 제일 훌륭한 카페를 하게 될까봐 걱정이예요.^^V
  • 프로필사진 forest 2010.04.13 14:59 아... 저 책들...ㅜ.ㅜ

    갑자기 뜬금없는 카페, 뜬금없는 출판 얘기를 계속 이어가고 싶어지네요.^_~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0.04.14 11:56 신고 뜬금없는 카페 후기 하나 올리겠습니다.ㅎㅎㅎ
  • 프로필사진 BlogIcon 털보 2010.04.14 15:04 경복궁 옆 통인동이란 동네에 길담서원이란 북카페가 있다고 하더군요.
    거기도 분위기 좋은가봐요.
    언제 거기도 한번 놀러가자구요.
  • 프로필사진 larinari 2010.04.14 15:41 우핫!
    사실 이번 주 카페투어가 길담서원이었어요.
    피리씨께서 오후에 일이 있는 바람에 가까운 광나루로 선회했구요. forest님 말씀해주신 병원카페도 가봐야하구요.ㅎㅎㅎ
  • 프로필사진 lemongrass 2010.04.15 08:28 카페순례~ 좋은데요? 그것도 멋진 남편과 함께^^
    안국역쪽 카페 오시게되면 연락주세용~ㅎㅎ
  • 프로필사진 larinari 2010.04.15 10:02 아~ 안국역 근처구나.
    그 쪽이 가볼 만한 카페가 꽤 있지.
    알았어. 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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