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다녀온
채윤이에게 '설거지 좀 해'
기대도 안 하고 던졌는데
'알았어. 엄마 아프니까 내가 설거지 할게'하며 순순하게 나옵니다.
이거 뭐지?

학교 끝나고, 피아노 연습하고 힘들었을 텐데 괜히 시켰나 싶기도 하고,
그동안 이런저런 일로 속으로 너무 얄미워 했던 것이 급 미안해지기도 합니다.
이 순간 아빠가 퇴근해 들어왔길래,
'채윤이 설거지 하는 거, 가서 칭찬 좀 해줘'했더니,

자, 아빠의 칭찬 들어갑니다.


김채윤, 설거지 해?
왜~애?
너 자발적으로 하는 거야. 엄마가 시켜서 하는 거야?

와~~~~~ 칭찬 끝.


그러고보니 오래 전 일도 생각납니다.
부모님과 함께 살던 시절에
어머님이 아침밥을 챙겨주시면 넙죽 받아먹고 출근하던 시절이 있었는데요.

어머님의 자부심, 된장찌개가 나왔고.
사실 매우 맛있었습니다.
어머님은 누구보다 아들이 당신 음식 맛있다고 하는 걸 좋아하셨죠.
마주앉은 남편에게 소곤소곤 '찌개 맛있지?' 하니까 '어'
'어머님께 맛있다고 해. 칭찬 좀 해드려'했더니.

자, 아들의 어머니 칭찬하기. 들어갑니다.

어머니,
된장찌개 어머니가 끓이셨어요?
그래, 내가 끓였다.
맛이 왜 이래요?

와~~~~~ 칭찬, 특급 칭찬이다!


(칭찬이랍시고 아무 말이나 막 늘어놓는 당신의 강한 멘탈, 칭찬합니다.
꼼수 또는 서비스정신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당신의 뻣뻣한 언어들, 칭찬 말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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