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 친할머니께서 이사를 하셨다.
비록 옆 아파트로 이사가시는 거지만 우리 아빠가 갔다.
왜냐하면 할머니는 혼자 사신다.
그러니까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아빠는 목사님이어서 월요일에 쉰다.
그래서 할머니 혼자 잘 못하시니 아빠가 도와드리러 간 것이다.
나도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학교를 가야해서 어쩔 수 없었다.
나는 혼사 사시는 할머니가 너무 불쌍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전화를 많이 한다.
할머니는 내가 전화하는 것을 좋아하신다.
그래서 나도 전화를 하면 할머니께서 조금이나마 덜 외로우실 것 같아
전화를 하는 것이다.
어째뜬 할머니께서 오늘 무사히 이사를 마치셨다.
나도 빨리 이사한 할머니 댁에 가고 싶다.



며칠 전 어머님이 전화를 하셔서 '내가 꼭 물어본다 해놓고 잊어버려서.... 현승이가 매일 나한테 전화를 하는데, 에미가 시킨거냐?' 하셨다. 현승이의 자발적인 선택이다. 할머니가 좋아하신다는 것이다. 시킨 게 아니라고 말씀드리니 어머니가 놀라셨다. 현승이가 정이 많다고 했더니 어머님이 현승이만 그런 게 아니라 채윤이도 그렇다시며 두 녀석 다 속이 깊다고 하셨다. 얼마 전에 채윤이가 할머니랑 같이 자면서 학교 얘기, 친구들 얘기를 조잘조잘 하더라시며, 이게 할머니 심심할까봐 자꾸 말을 시키는 것이 느껴지더라고 하셨다. 두 손주에게 진심으로
사랑 받는다고 느끼시는 것 같았다. 어머니 목소리가 평소처럼 딱딱하지 않고 촉촉해지신 것이 내 맘까지 뭉클해졌다. 두 녀석이 사랑스럽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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