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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아침 일찍부터 강의가 있어서 아이들 일어나기도 전에 집을 나섰습니다.
전날에 대충 의논을 하기는 했지만 우리 채윤이, 자신있게 아침을 알아서 챙겨먹겠다고 했습니다. 강의 중간에 확인을 하니 카톡이 와있어요. 아침을 이렇게 챙겨 먹었단 얘기죠. 


이느무시키!ㅎㅎㅎㅎㅎ 언제 이렇게 커가지구.....


현재 스코어, 키는 엄마만 합니다. 엄마 키 따라마시는 건 이제 시간 문제.
그러나 모랄까.... 지성이랄까 모랄까 그런 건 상당히 부족합니다. 예를들면.....

"아빠, 그런데 런던 올림픽은 어디서 하는거야? 아! 런더~언! 아, 그렇구나."
(이건 개콘 멘붕스쿨 소영이랑 똑같은 멘탈상태)

(맛있는 거 먹고나서는.....)
"암~ 데인줘려스~~~~~"
(현승이가 옆에서 '딜리셔스겠지' 라고 하지요)

(조카 지희의 네 살 딸래미 성은이가 노래하는 동영상을 보면서 엄마가 '성은이가 지희를 닮았다. 허스키보이스야.' 하니까 완전 잘난 척 하면서
"모야, 엄마. 허스키걸.스.(girls)겠지~이. 보.이.스(boys)가 모야~아. 무식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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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해결력과 먹고 사는 데 필요한 머리는 진짜 제대로 갖고 있는 우리 채윤이가 아침을 이렇게 챙겨서 지도 먹고 동생도 멕였다는 말씀이죠. 냉장고에 둔 차거운 김밥에 계란을 입혀서 후라이팬에 부치고 남은 계란을 알뜰하게 모아서 계란말이 비슷한 것을 만들었고요. 현승이가 "엄마, 누나가 해준 계란말이 진짜 맛있었어." 라니까 맛도 좀 되나보죠.


엄마가 늙어가는 대신에 딸이 자라서 밥을 챙겨먹고,
엄마가 노쇠해 아무것도 못하는 노인네로 침대만 차지하고 있는 대신에 그의 딸이 진짜 어른이 되어가고..... 이렇게 세월은 가는가 봅니다.
(엄마, 그러니까 내 엄마로 인해서 마음이 아픈 날에 한 뼘 자란 딸의 모습에 뿌듯해서 결론이 이렇게 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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