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리 쪽으로 드라이브 나갔다 올까?" 아침 뉴스에서 본 얼어붙은 북한강 사진에 끌려서 던져봤다. 그냥 해본 말인데 혹한에 신년 새벽기도 취소하고 마음이 허해진 남편이 냉큼 붙들었다. 

 

 

눈 세상, 얼어붙은 강물, 빈 가지 사이로 보이는 텅 빈 하늘. 와, 정말 좋았다. 사람 많이 모이는 쪽 말고 마재 성지 쪽으로 해서 강변으로 갔다. 누가 누가 어떻게 와서 거닐다 갔나, 사람 발자국 쫓는 재미도 좋지만! 와, 새 발자국 발견. 신발도 안 신고 얼음 위를 저러고 걸으면 얼마나 발이 시릴까? 

 

 

 

 

새 님께서 남 걱정 말고 아들 걱정이나 하란다. 발목도 차지 않는 스니커즈 양말을 신은 아들 말이다. 조금 걷다 아킬레스건이 끊어질 것 같다며 홀로 차로 돌아가버렸다.

 

 

 

 

언 강을 보더니 아빠와 딸이 뛰어 들어갔다. 물만 보면 요리 본능이 발동해서 물수제비를 뜨는 남자. 꽁꽁 언 강에서도 일단 물수제비를 뜨고 본다. 

 

 

 

 

아빠를 인력거 삼아 썰매를 타기.

동네 안쪽을 걷는데 연밭이 맨질맨질 매끄럽게 잘도 얼었다. 엇, 거기 놓인 두 대의 썰매를 발견. 역시나 경험주의자 부녀가 뛰어 들어가 흰 눈 사이로 썰매를 타고 달리는 상쾌도 한 기분에 젖었다. 

가만히 구경하다 사진이나 찍고 요걸로 어떻게 글을 쓸까, 머리나 돌리는 게 제일 편한데. 굳이 썰매를 타보라고. 나는 됐다고 하는데도 굳이 타보라고. 그래도 싫다고 하니 책상다리 하고 앉아만 있으라고. 못 이기는 척 내려가 앉았더니... 우후~ 흥겨워서 소리 높여 노래를 부르게 되었다. 

 

 

 

 

집을 나서서 아파트 주차장을 빠져나와 오르막길을 오르는데 파아란 하늘이 시야에 가득 들어왔다. 아, 하늘이 있다! 나도 모르게 "와아, 파란 하늘이다. 하늘이 있어서..." 라고 했는데 세 식구의 귀 여섯 개가 모두 쫑긋하고 있는 느낌.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말문이 딱 막혀 버렸다. 잠깐의 정적 후에 와하하하 비웃는 저 무리들! 나는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거지? 하늘이 있어서, 하늘이 늘 여기 있어서... 

 

 

 

 

혹한의 한 가운데에서 두물머리 강변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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