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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부활절, 부활의 소망 본문

마음의 여정

2011년 부활절, 부활의 소망

larinari 2011.04.26 10:37

부활의 소망을 가지고 이 땅을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2011년 부활절에 부활의 소망이 없이는 버틸 수 없는 나날을 보내고 이제 마음을 추스려봅니다.


시아버님, 아니 그냥 아버님. 우리 아버님께서 지난 주에 암선고를 받으셨습니다.
일흔을 넘기신 연세에 누구보다 건강하시고, 허리도 꼿꼿하시고, 동안이시고, 잘생기신 아버님이 말이죠.
몇 년 전 까지도 다 큰 현승이가 걷다가 힘들어하면 바로 업어주시고,
옆에서 질투하는 채윤이까지도 업어주시던 아버님이셨습니다.


사랑하던 또 한 사람이 죽음의 자리 가까이 갔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별다른 특별한 말도 못하고 이별의 인사를 하고 왔습니다.


이런 일들로 고난주간을 보냈습니다.
지난 주 수요일 이후로 울며불며 보낸 시간 어떻게 갔는 지 모르겠습니다.


부활의 신앙에 대해서 뼈아프게 생각하고 느껴봅니다.
믿는 모든 사람들이 부활을 소망한다는데 우리는 부활은 확신하지만 부활 전의 필수 코스인 죽음은
그냥 넘어갔으면 싶고, 내게는 없었으면 싶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패스였음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죽음은 너무 슬프고 두려운 일이라 우리 삶에서 지웠으면 좋겠는,
입에도 담고 싶지 않은 일이라고,
그래서 정말 하나님이 우리 기도를 들으신다면 죽음은 되도록 먼훗날에, 아니면 아예 나와 사랑하는
사람들의 삶에서 제거해주시길 바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생각보다 죽음이 아주 가까이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니 우리는 늘 죽음으로 한 발짝 씩 다가가는 삶을 삽니다.
직장을 잃을까 두렵고, 아이가 잘못 클까봐 두렵고, 사람들에게 거절당할까 두렵고, 몸에 병이 생길까
두려운,,,, 우리의 크고 작은 두려움들은 '죽음'이라는 근본적인 두려움과 맞닿아 있는 지 모릅니다.
죽음이 손에 닿을  듯 가까이 있다는 건 천국이 그렇게 가까이 있다는 뜻도 됩니다.
또 지금 여기서 천국을 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약함, 실패, 고통을 피하고 외면하고 '긍정'으로 덮으려는 노력으로
죽음의 그림자를 외면하는 사람들이 천국을 꿈꾼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것 같아요.


2011년 부활절에 부활의 영광을 꿈꾸고 붙들기 전.
피조물인 나 자신의 한계를 겸허히 인정하며 무릎을 꿇습니다.
죽음이 이미 삶 안에 들어와 있듯 내 삶의 빛과 그림자를 온전히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천국도 이미
지금 여기에 있음을 믿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께 기도의 나눔을 부탁드립니다.
우리 아버님이 부활의 소망을 붙드시길 기도해 주세요.
부활의 소망을 붙드시기 위해서 우리 인생의 크고 작은 일들이 내 뜻대로 내가 선택해서 살아온 것
같지만 실은 내가 주인이 아니었음을 알고 고백하며.
피조물된 우리 자신을 인정하고 그 분께 온전히 내어맡기는 믿음을 가지시길 기도해 주세요.
아버님 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가장 약하고, 무력하고, 실패같아 보이는 십자가를 온전히 내 것으로 받아들일 때
진실한 부활의 영광을 붙들 수 있음을 알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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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 프로필사진 hs 2011.04.26 13:51 얼마 전에 소식을 들었습니다.
    한솔이 일로 그러자나도 마음이 무거운데 아버님께도 그런 일이 있으시다는 소식이
    정말 무언가가 무겁게 짓누르는 것 같은 느낌과 사모님도 힘드시겠지만 특히 강도사님께서 얼마나
    마음이 무거울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벽에 강도사님 옆 모습도 기운이 없어 보이고....ㅠ

    사람이면 누구나 겪어야 하는 일인데 그럴 때마다 주변 사람들은 모두 이런 어려움을 겪게
    되겠죠?
    천국에 소망이 없다면 얼마나 슬픈 일이겠어요.
    다시 만날 수 없다는 것이 우리를 한없이 슬프게 하지만 그래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에
    위로를 받을 수가 있어서 정말 감사한 일이지요.

    천국으로 이사하는 일이 우리들에게 기쁜 일로 받아 드려졌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 프로필사진 larinari 2011.04.26 16:52 부활의 소망을 붙들었다고 하는 저나 채윤이 아빠도 몸과 마음을 가눌 수 없는데 아버님은 어떠실지 생각하면 마음이 무너져내리는 것만 같아요. 거의 매일 아이들 데리고 아버님께 가고 있는데 현승이를 바라보시는 아버님을 뵈면 어떻게 할 지를 모르겠어요.
    아버님께서 천국소망을 마음으로 받아들이실 수 있도록 기도부탁 드려요.
  • 프로필사진 점심 여인 1분^^ 2011.04.26 16:06 어려운 글 힘내어 올렸네^^
    아버님이 죽음이 이미 내 삶안에 들어와 있음을 날마다 고백하며
    용기있게 하나님앞에 설 수 있도록 기도할게
    도사님도 언니도 깊은 슬픔가운데 하나님 특별한 위로가 있길 기도할게
  • 프로필사진 larinari 2011.04.26 16:49 원고를 써야하는데 마음이 잡혀야지...
    이렇게나마 정리하고 원고도 쓰고 있고 살아가고 있어. 고마워. 함께함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 프로필사진 2011.04.26 20:15 비밀댓글입니다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1.04.28 17:20 신고 네, 감사해요.
    할 수 있는 만큼 사랑해 드리고, 사랑을 표현하고 그럴께요. ㅠㅠ
  • 프로필사진 2011.04.26 22:51 비밀댓글입니다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1.04.28 17:21 신고 이렇게 함께 해주는 게 위로지. 고마워.
  • 프로필사진 힘내시구료 2011.04.27 20:44 우리가 날마다 입으로만..머리로만 고백하는 것들을 그 분께서는 이렇게 용기 있게 나서길 원하시는것 같아..
    마음 아프고... 안타까움 이루 말 할 수 없겠지만...
    하늘 아버지께서 주시는 위로와 평안함으로 날마다 새롭게
    기도하고 간구하길 바랍니다..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1.04.28 17:36 신고 고마워.
    오늘 현승이 생일인데 현승이 챙기시는 거 우리 아버님 큰 기쁨이신데 병원에 계셔.ㅠㅠㅠㅠ 현승이 생일축하 하는데도 눈물이 나네.
  • 프로필사진 대구댁 2011.04.29 14:45 몰아서 포스팅을 보고가군 했는데..
    이번엔 같이 마니 슬펐어요 남편과 함께 기도하고 있으니 아버지의 위로와 평안이 가족모두에게 있길 소망해요 힘내세요 사모님....
  • 프로필사진 larinari 2011.04.30 16:28 고마워요. 사모님!
    아버님께 해드릴 수 있는 게 없어서 밥 먹고, 커피 마시고, 아무렇지 않게 지내다가도 문득 견딜 수 없이 죄송해지고 그래요.
    여긴 비가 엄청나게 오는데 대구는 어떤 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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