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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는 가족들과 함께 속초 여행 중이었네.
맛으로 유명하다는 '만석 닭강정'을 찾았네.
중앙시장으로 가서 회를 먹기 전 닭강정을 한 박스 샀다네.
강정을 사자마자 언니는 말했다네.
"내가 들께."
드문 일이라 엄마빠는 의아했다네.
언니는 아주 예쁘게 포장된 선물 상자, 예쁜 캐리어, 뽀대 나는 쇼핑백 같은 것만 드신다네.
무겁거나 스타일에 반하는 어떤 것도 손에 들지 않는다네.
한 마디로 엣지 없는 것들은 개나 줘버려.


치킨박스? 언니 스타일 아니라네.
헌데, 언니가 어쩐 일?
시장통을 걷다 금방 깨달았다네.
중앙시장을 찾은 여행객들은 모두 손에 손에 닭강정 박스였다네.
속초 속 서울사람으로 보이는 모든 사람에세 닭강정 박스는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었다네.
엄마빠 눈빛 교환하고 빵터져버렸다네.
언니는 닭강정 박스를 엣지 있게 들고 질척거리는 회시장을 누비며 말했다네.
"이게 속초 스타일이야."


그리고 먹다 남은 닭강정을 싸들고 다녀야했던 그 다음 날도 여전히 언니는 포기하지 않았다네. 속초 스타일을.....


아, 언닌 역시 속초 스똬일.
사춘기는 개나 줘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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