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바쁘게 산다지만,
사실 나를 보고도 사람들이 정말 바쁘게 산다지만,

주어진 시간을 이렇게 요리하고 저렇게 요리해서 마지막 국물까지 쪽 빨아먹듯이 하여 쓰는 사람이 있다. 성격이 차분하고 드러낼 줄 몰라서 바쁜 티도 내지 않지만, 아니 바쁜 티를 낼 시간이면 그 시간을 활용해 과제에 필요한 책이라도 한 줄 더 읽을 사람이니까.

남편이 한 학기기가  또 마무리 되어가고 있다.
매 학기 할 일이 많다 하지만 이번 학기 같았을까.
공부, 사역, 가정, 신대원 원보 편집하는 일, 교수님 책 교정 보는 일....
이걸 나같은 ESFP나 ENFP가 한꺼번에 한다면  나름 '하겠거니' 할 수도 있는 분량이리라.
그런데 한 가지 일이라도 깊이 있게, 자신이 세운 높은 기준에 도달해야만 뭔가를 했다고 말하는 INTJ가 서 너 달 동안에 한 일이라고 한다면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하루 서 너 시간 자는 걸로 만족하면서 감당해낸 일이다.
남편 평생에 이렇게 많은 일을 한꺼번에 멀티로 해 낸 경우가 없었을 것 같다.
그렇게 달려온 한 학기가 다음 주 한 주 시험과 과제로 마무리 될 것이다.
지금도 다들 집으로 돌아간 학교에 남아서 시간과 맞짱 떠 고독한 싸움을 싸우고 있을 남편을 생각한다.  
주말에 집에 올라와도 어떤 주에는 눈 한 번 제대로 못 맞추고 내려가야 할 만큼 바쁘게 지낸 한 학기였지만 섭섭함 보다는 고마움과 안쓰러운 마음이 그를 향한 내 마음이다. 열심히 공부하는 것, 그러면서도 학교에서 자신의 해야할 역할을 포기하지 않는 것, 기도하는 것이 다름아닌 아내사랑의 표현이라는 걸 알기에 말이다.

목감기로 힘들어하면서 마지막 한 주를 보내고 있는 남편!
이번 학기도 아내가 주는 당신의 학점은 올 A+ 이외다.


01234

<R-zine>

원우회 편집부장을 맡으면서 신문형식이었던 <고신원보>를
잡지형식으로 바꿔서 만든 고신대원 일종의 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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