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대로 돌아왔습니다.
전공도 아니고 주업도 아니면서 최근 얼마 동안 어찌나 지휘가 하고 싶었는지...
지휘 하기로 결정된 날은 밤잠을 다 설쳤습니다.^^;;;

오랫만에 주일 아침 찬바람 맞으며 버스를 타고 혼자 교회에 갔습니다.
그리고 한 시간 반 동안 연습을 했습니다.
참 좋았습니다.

내게 찬양을 가르치신 분은 가장 먼저 우리 엄마입니다. 사모님이셨던 엄마는 교회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날 안고 '주 안에 있는 나에게'를 자장가로 부르셨죠. 때로는 '믿는 사람들은 군병 같으니'하는 군가 분위기로 재우기도 했었던 것 같고...
음정 박자 엉망이지만 찬송 한 절 한 절에 눈물과 사랑과 소망을 그대로 담아 부르셨기 때문에 어떤 찬송들은 아직까지도 엄마의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엄마로부터 배운 대표적인 곡 '나의 갈 길 다 가도록'이 다음 주 부를 데뷔 첫 곡입니다. 여든을 넘기고 주님 나라를 바라보시는 우리 엄마. 엄마는 그 인생의 길을 이렇게 달려 오도록 주님 안에 있는 긍휼을 의심하지 않고 살아 오셨죠.요즘은 엄마의 달려온 길로 인해 눈물이 많이 납니다. 그래서 유난히 이 찬양이 가슴으로 불러지죠.

처음 배웠던 찬양으로 처음 찬양을 드리고 싶은 마음에 찬송가 그대로 찬양하려고 합니다.

한동안 홈피가 조용했던 것은 성가대 첫 연습에 대한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선곡을 하고 이런 저런 준비를 하다보면 쿵쾅쿵쾅 심장이 뛰는 소리가 제 귀에 들릴 만큼 설레이고 긴장이 되기도 했습니다.

성가대원들 주소록을 보니.....44년생, 47년생도 허다하시고 50년대 생은 젊은 분들 이십니다.
그럼에도 지휘자를 바라보는 눈망울이 초등부 성가대 아이들과 다르지 않은 분들이 있어서 힘이 되었습니다. 악보를 볼 줄 아는 분은 각 파트에 한, 두 분!^^
남편한테 '나 성가대 하다가 잘 안되면 교회 옮기자. 도망가는 거야' 하고 포석을 깔아놨습니다.

주일 아침 이제 두 아이 챙겨서 나와야 하는 김종필씨의 외조가 없으면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할 수가 없죠. 또 우리 현승이 하루에도 몇 번씩 '킁엄마 킁엄마'하고 찾아대는 권순경큰엄마를 비롯한 유아실 봉사하시는 분들 계셔서 할 수 있는 일이구요.

오랫만에 성가대를 준비하다보니 전도사님과 정신언니 생각이 제일 많이 났습니다.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전도사님과 정신언니와 함께 찬양했던 그 시절로 돌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면서 사는데....유난히 생각이 많이 나대요.

미스코리아 당선소감 발표하는 거 같죠?^^;;

2005/01/09

'그리고 또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살 맛이 납니다  (0) 2007.07.08
샬롬 찬양대 '사랑' 이야기  (0) 2007.07.08
길모퉁이를 돌며  (0) 2007.07.08
사표를 던졌습니다~  (0) 2007.07.08
몸치의 꿈  (0) 2007.07.08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