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에서 몸땡이가 돌아온 지는 한참 됐지만

이제야 몸과 마음과 영혼의 여독이 제대로 풀려 일상 순례자의 자리로 돌아온 남편. 

모처럼 둘이 월요 피정 시간을 가지게 되었는데.

점심 맛있게 먹고 조수석에 앉아 있으니 잠이 솔솔온다.

'이제 일어나라. 바다도 보이는데'

강화도 뻘 바다에 도착.

 

 

 

 

더럽기로 소문난 동막해수욕장 모래사장에 앉으니,

과연 바닷물은 진흙탕이었더라.

 

 

 

 

맨발로 갯벌에 들어간 저 연인은

나 잡아봐라, 해가며

화보 찍어가며.....

 

어허, 좋은 때다!

 

 

 

야, 햇살은 따겁다만 글드라도 바다에 풍덩할 날씨는 아닌데.

저 젊은이들 패기보소!

 

허허, 참 좋은 때다!

 

 

 

 

아장아장 걷는 아이 하나, 뱃속에 꿈틀꿈틀 아기 하나.

그렇게 데리고 소풍다니던 때가 우리도 있었지.

언제 키우나, 언제 키우나 하지만

다시 돌아오지 못할 행복한 순간인 걸 저 젊은 부부는 알랑가 몰라.

 

참, 좋은 때다!

 

 

 

 

두 분 노시는 게 로맨틱하기로는  현재 해변에서 으뜸이십니다.

신발 벗고 갯벌 걸어다니는 거, 그거 사랑 아냐~

화보 촬영은 저 위 젊은이들이 아니라

'당신은 나의 동반자, 영원한 나의 동반자'

흡사 정사장님과 앙대요 여사님 분위기의 이분들이시네.

 

우야튼, 좋은 때이십니다! 

 

 

 

 

저~어 멀리부터 한 몸을 이루어 걸어오시기에,

'저기 봐. 좋은 때다 5 등장!' 하고 봤더니,

오메 죄송합니다. 쟤네들 아니고 저분들이셨음.

 

차~암, 좋은 때이십다!

 

 

 

 

당신 올해 몇이지?

어이구, 몇 년만 있으면 오십이네!

당신은?

앞으로 살아갈 날들에 대한 염려와 두려움이 실없는 농담에 묻어 나온다.

마음이 갑자기 막막하고 아득해진다.

 

돌아오는 차 안에선 김동률이 노래를 불러준다. <감사>

 

눈부신 햇살이 오늘도 나를 감싸며

살아있음을 그대에게 난 감사해요

 

부족한 내 마음이 누구에게 힘이 될줄은

그것만으로 그대에게 난 감사해요

 

그 누구에게도 내 사람이란게 부끄럽지 않게 날 사랑할게요

단 한 순간에도 나의 사람이란 걸 후회하지 않도록 그댈 사랑할게요

 

이제야 나 태어난 그 이유를 알 것만 같아요

그대를 만나 죽도록 사랑하는게

누군가 주신 나의 행복이죠

 

 

우리도 참 좋은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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