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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을 물들이고 간 싱그러움 본문

내 집 그리스도의 마음

내 집을 물들이고 간 싱그러움

larinari 2009. 4. 22. 09:35

손님초대에서 메뉴를 정하는 일에 도사님이 하시는 일이라고는....

'여보, 이거 할까?'
'응. 그래 그거 좋겠네'
'아니다.... 이건 좀 그렇고 조거 할까?'
'응, 그래 그럼. 그것도 좋겠네'
이 정도?

헌데 청년목자들 모임에서는 갈수록 취향을 드러내기 시작하시는데...
'여보, 이번 주에 목자전체 모임이지? 김치찜 할까?'
'아냐 아냐, 날이 더우니까 뭐 시원하고 그런 거 있지.... 그런 걸로 좀 해'
거봐, 사랑하면 적극적이 되지 않을 수 없다니깐. 췟.


일명 마끼라고 부르는....
김 위에 초밥양념을 한 밥, 무순을 비롯한 싱싱한 야채, 날치알을 올려서 싸 먹는 뭔가 정식 이름이 있을 것 같지만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는 그런 요리를 준비하얐다.
일찍 오신 도사님은 옆에서 설겆이도 도우시고, 촬영도 해주시고, 상도 깔아주시고...



이게 여자들이 좋아하는 음식인데 어찌 식사를 시작하는데 형제들이 모두 늦거나 빠지고 자매들 끼리의 저녁식사가 되얐다. 아하 참, 싱그러운 요리에 싱그러운 젊음에, 톡톡 튀는 이쁜 처자들에....
거실 가득 싱그러움이 풍성하다.


뒤늦게 도착한 형제들이 첨엔 좀 김에 싸 먹는 척 하다가 결국 야채 몽땅 털어놓고 비벼 먹는 것으로 끝장을 보는 동안 옆에서는 게임 제목은 모르겠고 엄지손가락 올리면서 숫자 세는 거, 그 게임에 한창.

이 날 모임의 압권은 질문쪽지 뽑기였다. 의미가 없으면 견디질 못하는 남편과 재미가 없으면 참지를 못하는 여자가 머리를 맞대고 짜낸 뽑기... ㅎㅎㅎ 목장을 하면서 어려운 점, 까리까리한 문제들, 그리고 모 이상형, 첫사랑, 꿈꾸는 가정.... 이런 다양한 것들을 묻는 질문지를 만들어서 뽑기를 하였다.
나름 진지하다가, 또 나름 흥미진진하다가.... '내가 꿈꾸는 가장 행복한 결혼생활의 한 장면'의 다양한 장면에서 모두 여러 번 쓰러지는 사태 발생. 여기 개그꾼들이 몇 명 포진하고 있어서 앞 다투어 넣는 추임새에 다들 고꾸라지고 쓰러지고 턱관절 분리되기 직전까지...
그러다 갑자기 경비실에서 인터폰이 왔다. '아뿔싸! 밑에 층에서 너무 시끄럽다고 컴플레인이 왔나보다' 하고 후덜덜 하면서 받았는데 생각해보니 우리집은 1층 같은 3층이라 밑에 층이 없잖하!  목자들 가고 챈이한테 한 마디 들었다. '엄마! 엄마는 청년도 아니면서 왜 그렇게 크게 웃어? 좀 짝게 좀 웃어'



그리고 나서 어느 새 모드를 전환하고 마음을 모으는 기도로 마침.
서 너 시간의 모임 동안 낮이 밤이 되고, 폭소와 눈물이 공존하고, 이상과 현실이 공존하고 수다와 기도가 공존한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단어는 '싱그러움' 이다.  아, 그것은 불혹을 넘어선 아줌마 눈에는 얼마나 부러운 싱그러움인가? 그들은 알까? 자신들 안에 있는 그 싱그러움을...  싱글의 싱그러움을 후회없이 누리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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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Comments
  • 프로필사진 BlogIcon 털보 2009.04.22 10:22 현승이 아직 살아남는 법을 터득하지 못했구나.
    엄마는 그렇게 크게 웃어도 어떻게 그렇게 예뻐, 이랬어야지.
    확실히 나이먹어야 터득하는게 있긴 있구나.
  • 프로필사진 BlogIcon 털보 2009.04.22 16:21 이런 채윤이었네요.
    헷갈리다니.
    딸은 그럴 수 있지요.
    딸가진 아빠의 이 관대함이라니.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4.23 15:33 이 딸은 엄마 파마한 날 일기장에 이렇게 쓰기도 했더군요. '엄마가 파마 다 하고 서점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나는 어떤 아줌마가 오는 줄 알았다. 엄마가 새로 파마를 하니까 아줌마 같았다. 내 생각엔 미용실을 잘못 간 것 같다'

    딸은 항상 요따구예요.ㅠㅠ
  • 프로필사진 신의피리 2009.04.22 14:48 청년들의 이상적인 결혼상을 듣다가 불.현.듯....
    거의 일상에서 내가, 우리 부부가, 하고 있는 것들이란 걸 알았다.
    지금의 현실, 감사하고 또 감사해야 할 것 같다.
    우리 부부의 일상의 모습 그대로가,
    혹 그들에게 결혼의 좋음을 안겨줬다면,
    이 또한 감사하고 행복해 할 일이로구나!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4.23 15:36 우리 일상이 좋음을 안겨준 것 같진 않구요.그건 당신 생각이유.
    청년들이 그러고 싶다는 거지, 언제 우리가 앉아서 빨래 개키는 걸 봤겠수, 아니면 햇살 가득한 날 둘이 수다 떠는 걸 봤겠수...(아씨 말만 하면 강선생버젼으로 나오네)

    글고, 언제 당신이 '오늘은 좀 진해' 이러면서 침대로 모닝커피 한 잔 갖다준 적 있수?
  • 프로필사진 BlogIcon *yoom* 2009.04.23 22:05 신고 저는 들었어요~ 도사님이
    "자매들이 공통적으로 원하는게 그런거구나....."
    하시면서 "그거 참 힘든데..."
    ㅋㅋㅋ 제가 불을 지른 건 아닌지.....도망갑니다
    휘리릭~~~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4.24 09:24 '그거 참 힘든데...' 그 담에 생략된 말이
    '나는 그 힘든 거 다 하고 있다' 이거이셨단다.
    본인의 남편으로서의 정체성에 관한한 매우 자존감이 높으시고 착각도 충만하셔.ㅋㅋㅋ
  • 프로필사진 rosemary 2009.04.22 15:00 깨소금 냄새가 진동하네.
    싸모님, 에너지 만땅 충전하시고요.
    야채한가득 접시도 청년들만큼 싱그러워요.
    채윤아~ 엄마좀 봐드려라. 그게 살아남는 법이라고 아저씨가 그러시는구나 ㅎㅎ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4.23 15:42 마끼에 깨소금은 하나도 안 썼는뎅....썰렁.ㅋ

    채윤이가 저렇게 엄마를 안 봐줘서 점수 많이 잃잖아요. 자꾸 점수를 잃으니깐 한 번 혼날 꺼 두 번 혼나고...ㅎㅎㅎ
  • 프로필사진 주안맘 2009.04.22 16:38 정말 강도사님의 댓글처럼 제가봐도 강도사님가정은 좋은 모델이 되는 것 같아요 ^^
    저희도 맨날 그런답니다 너무 귀하고 아름다운 신실사모님 종필도사님가족처럼만 살자고 ^^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4.23 15:43 아~ 그 정도 아닌데..
    진짜 좋은 가정 모델은 암만 생각해도 그 댁인데...^^
  • 프로필사진 forest 2009.04.22 17:04 싱그러움, 초록, 상큼함, 거기에 한 개그까지..
    초록세상 만세, 만만세!

    꽃보다 초록을 더 좋아하는 이유가 있었군요.^^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4.23 15:43 기억하시는군요.
    저는 정말 초록이 좋아요. 초록세상...
    ^--^
  • 프로필사진 hs 2009.04.22 22:18 청년들과 싱그러운 채소가 어울리네요. ^^
    그나 저나 한창 먹을 때인 청년들을 매주 대접을 하시나요?
    그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ㅠ ㅜ
    그래도 즐거움으로 하시니 보기가 좋습니다. ^^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4.23 15:44 딱이죠? 채소와 청년.ㅎㅎㅎ
    주일 저녁 이 시간이 정말 에너지 충전소가 되고 있어요.
    때론 예배보다 더 풍성한 그 분을 누리기도 한다는...^^
  • 프로필사진 해란^^ 2009.04.23 00:05 사진과 글을 읽고 보기만 해도... 웃음소리와 눈물이 들리고 보여요~ 사모님의 음식솜씨에 다시한번 부러움을~~~^^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4.23 15:44 와와... 우리 새댁 오셨네.
    진짜 지난 모임 너무 웃겨서 대박이었어.
    해란이 없어서 분위기 누가 띄우나 했더니 완전 장난아님.
    음식솜씨는 늘게 돼 있어. 해란 사모님 몇 년 후면 음식솜씨 장난 아니게 될껄. 내가 장담!
    아~ 강릉으로 놀러가고 싶다.
  • 프로필사진 BlogIcon *yoom* 2009.04.23 08:41 신고 일단...게임이름은 '제로'이고요ㅋ, 사진은 언제 찍으셨대ㅎㅎㅎ
    저는...항상 갈때 마다 사모님 집이 싱그럽게 느껴지는데요?..^-^
    특히 사모님 요리하실때..식탁에 앉아서 떠는 수다가 참 좋아요 히히히
    정말 지난 주 모임은 잊을 수 가 없어요 ♥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4.23 15:45 그래그래.. 얼필 제로게임 이라고 들었던 것 같았어.
    나두 그런 짜투리 수다가 넘 좋드라.
    앞으로 모임에 더 일찍 와.
    엉엉... 이 말 하고 나니깐 왜 이리 슬프냐?
  • 프로필사진 누가맘 2009.04.23 14:28 어릴때부터 언제나 그랬지만..
    결혼해서 살아보니..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들어요.
    고모가 우리 고모여서 너무 자랑스럽고 감사하다는 생각 ^^

    98년 추석연휴때 고모의 남자친구인 고모부를 처음 만나던 날이 아직도 생생한데..
    '마스크 오브 조로'를 함꼐 보고, '쌍둥이네'에서 저녁도 먹고..ㅎ
    어느새 10년이 넘어서 저도 아줌마가 되었네요 ㅋ

    곧 두분의 결혼 10주년이 돌아오네요.
    고모 & 고모부를 닮은 부부, 그리고 부모가 되고 싶어요~ 사랑합니다!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4.23 15:45 기억력 짱. 우리 누가맘.
    고모 고모부 닮은 부부가 되어서 채윤이 같은 딸 내지는 현승이 같은 아들은 어떨까?
    '누가' 이 녀석 궁금하네..ㅎㅎㅎ
  • 프로필사진 뽕!!★ 2009.04.23 22:40 나도 가고싶댜 -_ㅠ..아우아우!!!!

    제가 누구일까요?!ㅋㅋ
  • 프로필사진 BlogIcon 采Young 2009.04.23 23:43 신고 유나뽕이세요?
  • 프로필사진 BlogIcon *yoom* 2009.04.24 09:18 신고 나도 유나뽕 한표 ㅋㅋ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4.24 09:20 유나뽕★! 빙고!
  • 프로필사진 BlogIcon 采Young 2009.04.23 23:51 신고 저 이거 진짜 진짜 좋아하는 음식이었어요!ㅎㅎ
    (아보카도 살짝 들이밀어도 시너지효과가 두둥!!..요리의 여왕이신데..제가 좀 주제넘었죠?ㅎㅎ)
    마지막 말이 너무 와닿아요. 폭소와 눈물이, 이상과 현실이, 수다와 기도가
    공존하는 모임....!!저날의 모임이 저에게는 도사님 말씀하셨던 한바가지의 물이 되었어요^^

    ***쌤!오타의 여왕이 아닌 오타나라 대마왕이 되어주세요^^;;;ㅎㅎ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4.24 09:23 요리의 여왕에게 호박찜을 가르치는 너는 누구뇨?ㅎㅎ

    맞어, 저거 날치알, 무순, 아보카도는 필수항목이야.
    담번엔 아보카도 살짝 들이민다~ㅋ

    나 가만두면 대마왕 되는 건 시간문젠데...
    같이 사시는 도사님께서 '제발~ 글을 쓰면 한 번 꼼꼼히 읽어보고 올리'라고 늘 성화란다. 나... 가끔 원고를 보낼 때도 오타가 있다는...ㅜㅜ
  • 프로필사진 영애 2009.04.27 01:55 담에 선생님댁 놀러가면 저도 조거 먹고 싶어요!!!!^^ㅋㅋㅋ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4.27 09:33 오케바뤼!
    2인분 주문 들어갔으니까 같이 오면 된다.

    오늘 점심은 좀 급하구...ㅋ
  • 프로필사진 영애 2009.05.02 00:41 이제 앞으로 사진만 보지 않고 글도 꼭 읽을께요!!!^^
    ㅋㅋㅋㅋ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5.06 22:16 선생님 귀하신 글을 사진만 보고 지나쳤단 말이냣?
    완전 어이없다. 영애!
    우리 때는 상상도 못 할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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