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이 블로그의 정체성에 대해서 의문을 던져보게 됩니다.
딱히 양육과 요리를 메인으로 하는 주부 9단을 꿈꾸는 신세대 아줌마의 정체성인가?
에니어그램과 영성, 헨리나우웬을 운운할 때는 수도의 여정을 걷는 여느 수도자의 고백록인가?
티앤티어들 보다 더 들떠서 댓글놀이 할 때는 철들다 만 20대인가?
JP와의 은근한 닭살행각 서슴치 않을 때는 이제 막 결혼한 신혼부부 컨셉인가?
아, 이렇듯 촛점없는 포스팅을 해대는 나는 누구인가?

라고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를 해가며 오늘은 또 새로운 분야의 포스팅으로 다시 한 번 정체성의 촛점을 흐려놓습니다.


오래 전부터 서랍장이 하나 필요한 걸 어떻게 어떻게 살아보다가 이번에 큰 맘 먹고 서랍장 하나를 줏어왔습니다. ㅋㅋㅋ
살려고 봤더니 맘에 드는 건 진짜 가격이 만만치 않고(이런 멘트는 리폼을 한 아줌마들이 포스팅 할 때 필수사항 입디다 ㅋ) 가격이 만만하면 영 허접하고...
그러던 차에 아파트 어느 집에서 장롱, 소파, 서랍장을 무더기로 내놓은 걸 봤습니다. 혹시나 해서 살펴봤더니 아주 오래된 화장대가 나왔는데 자꾸 눈길이 가더라구요. 그리 알뜰한 주부가 못돼서 생전 리폼 같은 건 안해본지라 엄두는 나지 않았지만 일단 들여 왔습니다. 올케 선영이가 리폼의 여왕이니까... 비빌 언덕이 있으니까... 하고요.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손가락품을 판 덕에 시트지랑 문고리 저렴하게 구입해서 부부가 함께 힘을 합쳐 리폼을 했습니다.




아, 진짜 기가 막히게 기포 하나 없이 깔끔하게 완성. 이걸 누가 처녀작이라고 하겠습니까.
(이러면 주부9단이 아니라 자뻑 9단으로 가야는 건가?ㅋㅋ)
사진을 클릭해서 크게 보셔야 감동이 두 뱁니다.

물론 비포 사진도 보여 들려야 예읩죠.




거울은 고심 끝에 다시 갖다 내놓고 하단 서랍장만 살렸습니다.

나, 오늘은 알뜰살뜰 주부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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