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게 엄마랑 채윤이랑 현승이랑 집에서 나가는 길.
숲 보다는 나무를 잘 보는 채윤이는 눈 앞에만 보고 움직이기 일쑤.
당장 자기 신발 신는데만 몰두한 나머지 엄마한테 한 소리 들음.
'김채윤, 뒤에 나오는 사람도 생각해야지' 라는 엄마 한 마디에...
현승 : 누나, 생각 좀 하라고~오. 머리가 있으면 생각을 좀 해.
채윤 : (완전 어이없는....) 진짜..... 엄마! 김현승이 지가 인제 많이 컸다구 자꾸 나한테
말대꾸하고 나를 속상하게해.
김현승! 너~어, 너만 크는 거 아니거든. 나도 지금 막 크고 있거든.
나도 계속 크고 있어서 쫌 있으면 사춘기 될거거든. 너어~어, 내가 사춘기 되면
막 너한테 상처주는 말 하고 그럴거니까. (씩씩.....)
진짜, 미운 김현승.... 이 빼빼로 같은(으아~ 빼빼로...ㅋㄷㅋㄷ) 갈비씨야!
(마침 빼빼로 데이에 학교에서 빼빼로를 왕창 받아온 김채윤, 자기 입에서 나온 빼빼로
라는 말에 급 기분이 좋아져서 표정이 밝아지심)
현승 : (현관 나오면서 딱 한 마디 하고 1층 내려갈 때까지 사춘기에 상처주는 말 하겠다는
어마어마한 협박을 들으면서도 눈도 깜딱하지 않다가....)
이 뚱뚱보 비만아!
(라는 한 마디로 '빼빼로' 때문에 급 기분 좋아졌던 누나를 다시 열받게 함)
채윤 : 진짜, 너 완전 어이없다. 나 이젠 살 다 빠졌거든. 엄마! 진짜지? 나 이제 안 뚱뚱하지?
#)^*#$)%@+$^)#*ㅑ^#$
(안타까운 건 채윤인 계속 열이 40도 이상의 고열로 뚜껑이 열렸다 닫혔다 하는데
현승이 이 놈은 눈도 깜딱 안하고 있다는 거)
결국 그러면서 버스를 탔고,
교회 앞에서 엄마가 미친듯이 달리면서 몸개그 보여주는 것으로 쿨한 채윤이 맘 풀리고....
절대 흥분하지 않고 느물거리는 동생 놈.
그래서 더 열받는 누나.
시작도 하기 전에 져버리는 싸움....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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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피리 2009.11.12 21:47
앗싸~ 일빠!!
참 뉘집 자식들인지...왤케 귀엽냐?ㅋㅋㅋ
김채윤 저거 귀엽기도 하고, 한심하기도 하고...
얘들아~ 그 수준으로만 싸워다오~
발로 차고, 얼굴 할퀴고, 그런 건 하지 말구...ㅠ -
ibrik 2009.11.12 23:05
남매의 귀여운 다툼을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이 어쩌면 우리 인간을 바라보고 계시는 하나님의 마음과 비슷하지 않을까 문득 생각해봅니다.
다툼의 당사자들은 당장 자기 앞에 놓여진 문제 상황 속에서 씨름하고 있지만, 그것을 가만히 바라보는 엄마는 딸과 아들이 어떤 마음을 품고 서로 말을 하고 있는지 여유롭게 짐작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물론, 두 남매간의 갈등 상황을 해결해주시는 엄마의 모습처럼 하나님은 때때로 우리의 문제 상황을 지혜롭게 해결해 주시는 것도 비슷하기도 하고요.-
larinari 2009.11.13 09:30
그러고보니,
지금은 많이 흐릿해졌는데 처음 아이를 낳아서 키울 때만 해도 '아,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마음이 이것이겠구나' 하는 생각에 거의 매일 감동의 묵상이 넘쳐났었어요.
싸우는 두 아이를 보면서 전권적인 힘이 제게 있으니 당장 개입해서 잘잘못을 가려주고 화해를 시키고 싶지만 스스로들 싸울 만큼 싸우고 그리고나서 화해의 길을 찾아가도록 기다려주는 것이 엄마의 할 일 이다 싶어요. 그 역시 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겠구나 싶고요.^^
이브릭님, 몇 번의 댓글에도 하나님 심정을 헤아리시는데 남다름이 있으시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나저나 이브릭님 처음 만났을 때는 'ibrik'이 터키식 커피를 끓일 때 쓰는 도구라는 걸 몰랐었는데 그 사이 알게 되었어요. 진정 아이디가 그 주전자를 의미하시는 이브릭님이신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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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m 2009.11.13 12:26
맨 아래 오른쪽 사진에 현승이 ㅋㅋㅋ
'사춘기? 흥 와보시라지~' 뭐 이런 느낌이 듭니다..ㅋㅋ
근데 채윤인 사춘기 되면 상처주는 말 하는지는 어케 벌써 알아버렸데요?ㅋ -
mary 2009.11.13 13:00
미리 사춘기 운운하다니.. 채윤아~
현승이가 사춘기를 알아야 이 협박이 먹힐텐데 말이지.
근데 채윤이가 사춘기 막말은 어찌 알았을까 나도 궁금해.
암튼 아이들의 대화가 예사롭지 않아.
그 쿨하다는 애들이 워낙 뚜껑이 잘 열렸다 닫혔다 하는거여?
현승이 이빨 빠졌네~ -
털보 2009.11.13 16:05
채윤이가 딱 제 스타일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뒷사람 생각을 잘 못하거든요.
저는 그걸 제가 자기 집중력이 하도 좋아서 그렇다고 해석한다는.
그나저나 이 집 아이들의 대화에선 많은 걸 배우게 됩니다.
일단 크면 대들게 된다.
대들지 않는 사람들은 어린애나 진배없다.
다 컸다면 좀 대들면서 살아라.
애들처럼 고분고분 숙이고 살지 말고.
이번에는 채윤이에게서 많은 걸 얻어가네요.
고마워, 채윤아, 넌 얼굴도 예쁘면서 어쩜 하는 짓까지 그렇게 매력있니. -
ㅎㅎㅎㅎ 두남매의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재밌어요.
둘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읽다보니 우리 소희,소아 어릴 때가 생각이 나네요.
엄마,아빠 닮아서 (ㅋㅋ) 절대로 욕을 못하는 언니 소희가 소아가 잔뜩 열받게 하니까 참다 못해 내뱉은 소리가....
이~~~~방구야!
^^ 그 소리가 젤루 독한 욕이었지요. ^^ -
챙 2009.11.14 01:14
ㅋㅋㅋㅋ왠지 채윤이가 짠해지는 포스팅입니다. ㅋㅋ
누나가 저렇게 분위기 살린다고 굴욕표정을 짓고 있는데
혼자 얼짱각도 취하는 이기적인 현승이....
그래도 이빨빠진 요정 컨셉은 그야말로 다시 말해 절정입니다 ㅋㅋ
옛날에 칭구가 그랬는데요. 칭구가 중학교 때쯤엔가 남동생이랑 티격태격 했대요. 근데...남동생이 손으로 살짝 자기 팔을 툭 쳤는데...그게 너무너무너무너무 아픈데 눈물이 나오기 직전인데
울면 이젠 끝이다란 생각으로 가오를 지키기 위해 야 너 이번만 봐준다 하며 방으로 들어와 눈물을 떨어뜨리던 슬픈 추억을 얘기해주더라구요 ㅋㅋ
채윤이 벌써부터 밀리면 안되는데 ㅠㅠㅠ 화이팅 채윤!! ㅋㅋㅋ -
kyung 2009.11.14 03:01
이번엔 댓글이 제발... ㅠㅠㅠ
아 나 원래 삼빠인데 이노무 컴퓨터가 절 울리네용
ㅋㅋㅋ 근데 채윤이 진짜 뚜껑열리겠다.
저도 채윤이과거든요ㅋ
난 씩씩거리며 화내는데 상대방은 느긋한 반응 ㅋㅋ
그치만 현승인 미워할수없어용
채윤아 힘내 ㅋㅋㅋㅋ 사춘기때 두고보라구해 ㅋㅋ -
forest 2009.11.14 10:12
채윤아, 원래 애들이랑 말쌈하면 많이 어이없단다.
어이없다는 걸 빨리 깨달아야 현승이를 무심하게 볼 수 있단다.
말안통하는 동생이랑 놀아주는 네가 고생이 많구나~
근데 이 아줌마, 말 안통하는 애들이랑 말쌈하는게 왜 이리 좋냐...
그러고 보니 네가 즐길 줄 알아야 이기는거구나.
채윤, 즐길 수 있을 때까지 얼른 크거라.
사실 이 아줌마도 열받게 하는 동생 땜에 상처 많이 받았느니라~ ㅋㅋㅋ -
산삼녀♥ 2009.11.16 12:32
ㅋㅋㅋ 완전 대박!
채윤이 넘 귀여워요.ㅋㅋㅋ
현승이의 느긋한 반응도 왠지 상상되는.ㅋㅋ
마지막 사진 완전 best예용.!ㅋ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