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Tzine>에 연재했던 '모님, 커피 한 잔 주세요_에니어그램과 함께 하는 내적여정' 단행본 출간을 앞두고 마지막 관문, 서문쓰기를 마쳤습니다. 열흘 걸려서 썼습니다. A4 6면의 글이지만 논문 한 편을 쓰는 기분이었습니다. 사실 에니어그램 공부를 처음 시작한 지난 2007년부터 이전의 전공을 모두 잊고 여기에 미쳐 살았습니다. 심리학과 영성 사이에서, 가톨릭 영성과 개신교 영성 사이에서 방황하고 헤매면서 보낸 시간이었습니다. 그 사이를 오가며 참 외로웠고, 외로울수록 치열하게 독서했으니 6년 간의 자습식 학위과정이었습니다. 전공은 에니어그램, 부전공은 커피.


긴 서문을 쓰는 동안 테이블 한 켠에는 참고도서가 쌓여 있었고, 몇 년 동안 성찰과 꿈을 기록한 일기장을 수시로 펼쳐보았습니다.  메시지 신약을 옆에 두고 글을 시작할 때마다 요한복음을 펼쳐서 온전한 신이며 온전한 인간이셨던 예수님을 찾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간간이 눈을 들어 탕자의 귀향에 눈을 맞추고 탕자의 맨발, 아버지의 각각 다르게 생긴 두 손을 오래 응시했습니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고,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중간에 끼인 자'로서의 6년. 배우고,  읽고, 피정 가고, 상담받고, 쓰고, 기도하며 지낸 그 세월을 돌이켜보니 고독했을 뿐 외롭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 잘 만들어져 저 같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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