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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독서습관 기르는 것은 부모의 모본이 최고라고?
애들 공부할 때 옆에서 같이 책을 보라고?
그러면 애들은 자연스럽게 책을 좋아하게 되어 있다고?

그렇게 따지면 채윤이는 책벌레가 되고도 남았고 변태를 거듭해 번데기를 거쳐 나비가 되었을 일이다. 엄마 아빠의 일상이 책과 함께 하니까.

헌데 독서하는 엄마 아빠 옆에서 채윤이가 하는 일은 죽어라 상상놀이 하는 일이다.
그 많은 책들도 책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지 못하고 채윤이 앞에만 서면 다른 것으로 둔갑하고 만다. 한 줄로 늘어서면 애국조회 하는 학생이 되고, 쌓아 놓으면 선생님 앞에 쌓이 아이들 숙제가 되고....

암튼, 그렇게 책을 읽는 용도로는 쓰지 않을 것 같던 채윤이가 슬슬 달라지기 시작하나보다.
지난 학기부터 밤에 잠들기 전에는 꼭 혼자 책을 갖다 보면서 잠이 들더니....
요즘은 조용하다 싶으면 저렇게 독서삼매경에 빠져 있는 것이 아닌가.
채윤이는 혼자 있어도 제 가까이 있는 사물과 대화를 하면서 한 시간 이상을 노시는 애라,
도통 입을 가만 놔두지를 않는데....
이번 방학에는 조용히 그러나 반드시 자세는 '바른자세'를 비켜가는 폼으로 독서하고 계시는 낯선 딸의 모습을 본다. 거, 참 오래 살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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