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길이 열리고 생각지도 못한 결론을 맺는 경우가 있다.
글을 쓰는 묘미 중 하나이고, 글쓰기가 치유나 자기성장으로 가는 지점이기도 할 것이다.
글 뿐이 아니다.


무엇인가에 대한 갈망.
갈망을 오래 붙들고 있다보면 생각지 못한 곳에 다다르고,
잠시 목을 축였나 싶으면 금방 또 다른 목마름으로 무언가를 갈망하게 된다.
모든 것이 만족스러울 때 '갈망'하게 되진 않는다.
불편하고, 고통스러운 지점에서 다른 어떤 것을 갈망하게 된다.
그것이 내게는 행복, 성장, 통합 이런 것에 대한 갈망이었다.
미성숙하고, 분열되어 있고, 이런 저런 불화로 행복하지 못한 고통이 있었다는 것이다. 


글을 쓰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생각의 길을 찾아 생소한 결론에 다다르는 것처럼,
오랜 갈망을 붙들고 살다보니 생각지 못한 길을 걷다가 낯선 곳에 도착하게 되었다.
생각지 못했던 결론을 썼다 할지라도 하더라도 애초 전혀 내게 없었던 것은 아닐 것이다.
낯선 곳이라고 하지만 내 영혼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그리웠던 어떤 지점일 수도 있다.
가을 초입부터 듣기 시작한 강의가 끝났다.
소름 끼칠 정도로 내가 찾던 바로 그것들을 만나는 시간이었는데,
그 풍성함을 발설할 수가 없다.
그저 목차 정도 적어 놓고 싶다.


. 그리스도교적 인간이해
. 영성과 심리 - 통합적 영성
. 심리발달과 영성
. 자아와 성숙
. 감정 - 영혼의 보물
. 전환기 영성- 중년기와 노년기의 영성

. 자유와 변화 - 고통과 성장
. 회심과 사랑


이 건조한 제목 아래서 적어도 내게는 지난 7년 전,
길게는 새로운 전공을 선택했던 16,7년 전,  
더 길게는 교회 언니랑 밤 늦도록 삶에 대한 궁금증을 나누던 30여 년 전을 
오가며 오래 품었던 질문을 떠올리고 답을 찾는 시간이었다.

그 답은 렘브란트의 저 그림 한 장일 수 있겠다.

 

 

 

 

 

   

'마음의 여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젊은 나와의 화해  (6) 2014.01.05
<음악치료> 연재를 마치다  (4) 2013.12.03
동기의 무게를 재신다  (4) 2013.11.22
주일 단상  (2) 2013.11.10
가을 _ 릴케  (0) 2013.11.09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