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연속 강의에
우리 아가들(키 180센티미터길다란 아가 포함ㅋㅋㅋ)

뭘 먹고 지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강의 마치고 오는 길에 화장실이 급해 들어간 구리 롯데백화점에는
싼 값의 호주산 갈비가 날 기다리고 있었다.
'나를 데려가세요. 아이들에게 내 살을 먹여 나흘 간의 죄책감에서 자유케 되세요.
이것은 당신을 위해서 주는 나의 몸입니다'

아멘! 하고 모셔와 바로 양념에 재워 푹푹 익히니
그 향기 진동하여 배도 고프고 사랑도 고픈 아이들을 치유하기 시작했다.

강사님, 강사님, 사모님, 사모님 하고 불리다
다시 씽크대 앞에 서니
여기가 나의 성소, 내가 진짜 주님을 만나는 자리이다.
아, 나에겐 언제든 다시 돌아 올 씽크대가 있다.
손을 들고 눈물을 흘리며 찬양한다.
'다시 씽크대 앞에 내 영혼 서네'


(며칠 전에 크로스로에 쓴 '밥하기의 고단함'에 관한 글은 취소할까?)


입만 나불거렸던 며칠 끝에 몸으로 만든,
땀 투혼 갈비찜(쫌 더럽나?)이 나를 다시 나로 돌아오게 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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