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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남편이 말했다.
"여행을 하면서 제일 좋은 건 사람 만나는 일인 것 같아"
내 마음에도 있던 말이었다. 날이 갈수록 좋은 풍경, 일상으로부터의 거리두기, 우리들만의 시간.....이런 여행이 주는 유익보다 더 값진 것이 사람을 만나는 일이라는 생각이다.
경주에서 뜻밖의 만남에 마음이 풍요로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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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목장의 지호의 이모할머니가 되시는,
좀 쉽게 말하면 남편의 친구인 종진씨의 이모님이 경주에서 허브랜드를 운영하고 계신다.
지호아빠 종진씨의 소개를 받고 불국사에서 머지 않은 허브랜드를 찾았다.
가서 굳이 인사를 하지는 말아야지. 허브랜드 구경하고 사진 찍고 와야지 하는 마음으로  들어갔다. 헌데 종진씨랑 전화 통화가 되고 주인이신 이모님 부부를 뵙게 되었는데...
남편 얼굴을 보자마자 '종필이 아냐?' 하시며 알아봐 주시고 어찌나 반갑게 맞아주시는지..
전국에서 제일 맛있는 팥빙수라고 하시며 허브팥빙수를 내주셨는데 과연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팥빙수의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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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본 조카 친구의 얼굴과 이름을 기억하시고 친구들 여럿이 이모님 댁 이삿짐을 날라드린 얘기, 그리고 나서 함께 먹은 짜장면 얘기....등을 추억을 들춰보다가.
경주에 오셔서 허브랜드를 하시는 얘기. 어떤 마음으로 허브를 키우시고, 운영을 하시는 지, 여기를 드나드는 사람들 얘기.....짧은 시간이지만 그 얘기들이 마음을 따뜻하고 벅차게 채운다. 지휘를 전공하시고 교회에서 성가대 지휘를 하셨었단 얘기에 나는 더 반가웠고... 고등학생 종필이가 전도사가 되었단 얘기에 더욱 반가워하시며 환대해 주시는데.
이런 생각지도 못한 만남으로 기쁨과 위로가 되다니. 참 신비롭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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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랜드에 와서 허브향에 취하고사랑에 취하니 아이들 표정도 예사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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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이런 사진을 좋아한다.
현승이를 찍는 듯 하지만 사실은 자기가 제일 사랑하는 그 여인을 찍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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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허브향보다 더 향기로운 두 분과 함께 기념사진 남기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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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한 보따리 선물을 마음에 한 가득 사랑을 챙겨가지고 나오는 행복감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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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으로 넘어가서는 울산교회 게스트룸에서 하루 숙박을 했다. 담임목사님이 참 좋으시다는 소문이 서울까지 나 있는 교회다. 과연 그저 교회건물을 하룻밤 들어갔다 나온 것만으로도 그 소문이 근거없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침실, 주방, 욕실...구석 구석 정성으로 준비된 게스트룸에 티브이, 컴퓨터, 책들도 준비되어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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꽂혀있는 책들의 다양한 출신성분(?)에 마음에 창이 생기고 시원한 바람이 넘나드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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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회를 앞두고 여유가 없어서 여자친구와 데이트할 시간도 없으신 도사님께서 우리를 챙기시느라 동분서주 하시는 것에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 금할 길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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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필이 행님 내려오셨다고 바쁜 금요일 저녁에 모여주신 울산에 계신 동기 전도사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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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도 애들대로 새로운 만남을 가지고 있는 중.
새로 사귄 귀여운 동생 형언이와 병나발 불기 놀이?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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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교회를 나오며 고딕양식의 오래된 듯 보이는 건물 앞에서 가족사진 한 장 남긴다.

교회.
세상에 널리고 널린 것이 교회이고,
남편은 이제 한 학기 후면 그 교회를 받드는 사람으로 평생 살아갈텐데..
경건의 모양만 붙드는 사람이 아니라 경건의 능력으로 향기를 내는 목사가 되었으면 좋겠다.

철학자이지 시인인 이상봉이 말했다는....

기독교인들이란 이승도 모르면서 저승에 대해 다 알고 있는 듯이 설치고,
제 마음도 모르면서 하늘의 뜻을 다 알고 있는 듯이 설치고,
사랑이 뭔지도 모르면서 하느님의 사랑을 알고 있다고 설치고,
같은 인간끼리 대화도 하지 못하면서 하느님과 언제나 대화를 하고 있다고 떠들고,
죄는 사람에게 저질러 놓고서 하느님 앞에 죄인이라고 떠들고,
이 세상에 살고 있으면서 이 세상의 잣대로 자기를 판단하지 말라고 떠드는 자들의 집합체이다.

나 역시 이런 말들을 가슴에 아프게 새기며,
이 시대의 바리새인으로 살지 않기 위해 돌아보고 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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