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 현승이가 일주일 장염을 앓고 나더니 먹는 게 좀 나졌어요.
일주일 동안 굶기를 밥 먹듯 해서 그런지 먹는 것에 약간의 욕심이 생겼지요.
굶어보니 먹을 것의 소중함을 좀 알겠는지 배트맨이 뱉는 게 좀 덜하구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엄마 아빠가 떡볶이를 해먹었는데 자기도 먹고 싶다고 안 매운 떡볶이를 만들어내라네요.
아무리 귀찮아도 자식이 먹겠다는데, 것두 배트맨 아들이 먹겠다는데 해야지요.
그저 한 번 먹일 때 왕창 멕이고 싶은 에미의 욕심이 화를 불렀습니다.
기름도 참기름을 쓰고, 멸치가루 버섯가루에 꿀까지 넣어서 떡강정을 만들었어요.
맛을 보니까 너~어무 맛있는 거예요. 웬지 잘 먹을 것 같다는 느낌이 팍팍.
'야~ 이거 이 녀석이 혼자 다 먹으면 영양섭취 쫌 되겠는데...'싶었죠.
거기까지 했어야 하는데....
조금 더 달콤하고 고소하면 더 잘 먹겠지 싶은 마음에 꿀과 참기름을 더 첨가한 겁니다.
여기서 바로 선을 넘어간 거예요.
너무 달고, 너무 느끼한 떡강정이 된겁니다.
현승이가 한 개 먹고는 그 단맛에 매료되어 '음~ 맛있어' 하더니 두 개를 못 먹어요.
결국 협박해서 몇 개를 더 먹이긴 했지만....
딱 좋은 거기서 욕심을 안 부렸어야 하는데...
그랬으면 배트맨이 기분좋게 다 먹어줬을텐데...

공자님이 그러시네요.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
요리를 하다보면 싱거운 건 고칠 수 있지만 짠 건 고칠 방법이 없거든요.
어디 요리 뿐일까요?
엄마의 사랑도 지나치지 않아야 아이의 마음을 자라게 하는 양분이 되는 것인데요.
어디 엄마 사랑 뿐일까요?
세상의 모든 것이 지나친 열정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지요.

비록 요리는 실패했지만
 떡볶이의 기억을 마음에 잘 새겨두어야죠.

'음식, 마음의 환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MSG보다 더 나쁜 걸 넣어 만든 음식  (21) 2008.03.30
만두부인 속 터졌네  (10) 2008.03.25
夜食  (14) 2008.01.31
립 3종 쎄뚜  (8) 2008.01.29
오징어 열 마리, 미나리 네 단  (10) 2008.01.25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