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5/03


지난 토요일 결혼기념일 세러모니(?)를 하는 베니건스.
식당에 가서 돌아다니거나 떠들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이제 머리와 입으로는 120% 인식하는 채윤이.
그러나 그건 이론 일 뿐.몸이 말을 안 듣는데 어이하랴? 신발 벗고 의자 위로 올라가 옆 테이블을 자꾸
기웃거리다 보니 본의 아니게 옆에 앉은 손님을 건드리곤 한다.

바로 그 때.
우리 테이블 서빙해 주는 언니가 길다란 풍선을 가지고 뭔가를 만들어 저 쪽에 있는 웬 남자아이한테 줬다. 김채윤 눈이 튀어 나올려 그런다.
'엄마! 나두 풍선'
(이럴 때 절대 도와주는 엄마가 아니다)
'니가 가서 언니한테 말해봐. (김채윤을 통제하는 미끼를 놓칠 수 없는 엄마. 순간적인 잔머리로) 근데 쟤는 자리에서 안 움직이고 예쁘기 앉아 있어서 준 거 같은데..'
김채윤 벌떡 일어나 언니한테 가려다 말고 몸을 베베 꼰다.(이건 갑자기 쑥스러워졌다는 얘기)
그러나 평상시 받아 온 교육이 있으니 다시 자세를 가다듬고.
'엄마! 이건 부끄러운 게 아니지~이? 나쁜 생각하고 나쁜 짓 하는 게 부끄러운 거지~이?'
'고롬 고롬~'

언니한테 혼자 가서는 쪼그만 소리로 '나 예쁘게 앉아 있을게요. 풍선 주세요' 하고 냅다 뒤돌아 뛰어 와서는 신발 벗고 의자에 올라가 아빠다리 하고 손 깍지 껴서 무릎에 올려놓고 정자세.
그러나 슬프게도 언니는 너무 바뻤다. 다른 테이블 정리하고 손님 맞고 주문 받고, 풍선 만들다 또 어디로 사라지고.....정자세 하고 있는 김채윤 다리에서, 손가락에서 쥐날라!

오랜 기다림 끝에 받은 풍선으로 만든 꽃. 그것도 김채윤이 목을 메는 핑크. 쫌만 늦게 줬으면 우리 채윤이 다리 마비될 뻔 했네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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