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승아! 그럼 이제 무슨 놀이할까?
선생님 놀이할까? 니가 선생님할래? 그러면, 뭐할까?
몸이 달아서 현승이를 설득해보지만 이미 현승이의 놀이 에너지는 바닥인 듯 합니다.
"나 안 놀아. 엄마! 나 우유 먹을래." 놀이의 파장을 알리는 현승이의 한 마디 입니다.
그리고 현승이는 우유를 먹습니다.
'여기서 안타깝게도 채윤이는 놀이를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가 이야기의 끝이 아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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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승이 우유 먹으러 식탁으로 오는 사이 바쁘게 움직이던 채윤이.
현승이도, 엄마도, 그 누구도 관심이 없는 가운데 혼자 식탁 옆에 무릎 꿇고 앉아서 베니건스
알바가 되었습니다.
'손님! 쥬문 도와드리게씀니다~아. 네~에......어린이 세트 하나 하구요.. 네...에....
식사 준비해 드리게씀니다. 좋은 시간 되십쑈~오'
아무도, 그 누구도 반응이 없어도 좋습니다다.
식탁 앞에 앉아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놀이는 가능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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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승이가 전 같지 않습니다. 시키는대로 다 하던 반쯤은 사람, 반쯤은 인형이 더 이상 아닙니다.
좀 맘에 안 들면 놀이는 다 깽판치고 가 버립니다. 그렇다고 놀이의 신을 져버릴 수 없는 채윤이는
저렇게 놉니다. 집 안의 모든 상황을 도구 삼아 놉니다.

현승이 엄마랑 바이올린 연습을 하고 있으면 어디선다 채윤이가 수첩과 볼펜을 들고 나타납니다.
식사 주문 받으러 오는 거라굽쇼? 아닙니다.
엄마 피아노 반주해주고 현승이 바이올린 하고 있으면 그 사이에 비집고 앉아서 수첩에 뭔가를 적으면서 1인 2역으로 막 대화를 하죠. "얘는 어때요? 괜찮게 하죠?" 이러면서 바이올린 대회 심사위원을 하시는 겁니다.

아직도 놀이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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