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리 사는 게 따분하고, 우울하고, 무기력할까요?


<사랑의 기술>과 <소유냐 존재냐>의 에릭 프롬, 그의 미발간 원고를 묶은 책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입니다.

무기력을 되풀이하는 삶에 대한 진단은 명확합니다. 진짜 삶, 진짜 자기의 삶을 살지 못하기 때문이랍니다. 생각도 느낌도 감정도 심지어 의지조차도 '남이 바라는 나'에 맞춰져 '진짜 나'로 살지 못합니다.


뉴스 하나에 기뻐하고 분노하는 것조차도 가장 적절하고, 인기 있는 감정을 선택하려는 나 자신을 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마음이 건강한 사람은 자신의 '진짜 감정'을 느낄 줄 아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브레넌 매닝 생각도 나는군요. 거짓자아를 인식하고 진짜 자기로 사는 사람에겐 영혼의 근본 에너지인 열정이 깨어난다지요. 그것은 절정의 황홀감(뽕 맞은 것처럼)이나 도취된 감정이나 마냥 낙관적인 인생관이 아닙니다. 진짜 자기로, 있는 그대로 사랑받는 자기로 살아가려는 불굴의 의지랍니다. 그리고 그 의지는 ‘기꺼이 영향 입을 줄 아는 심장’이기도 합니다. 강인한 의지이며 동시에 말랑한 심장이라니!


다시 에릭 프롬의 말입니다. “태어날 준비는 용기와 믿음을 필요로 한다. 안전을 포기할 용기, 타인과 달라지겠다는 용기, 고립을 참고 견디겠다는 용기다.” 라고 했고요. 이 용기와 더불어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눈을 가지기 위한 능력으로 ‘감탄할 수 있는 능력’을 꼽습니다. 역시나 혼자일 수 있는 용기와 감탄할 준비가 된 말랑한 마음. 내적 여정으로 이루고자 하는 덕이란 이것 말고 무엇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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