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난 그들과 함께 있었네.

목자모임.
이라는 이 식상한 네이밍.
회가 거듭될수록 뚜껑을 열고보면 모임의 이름이 주는 식상함과는 거리가 먼...

나, 이들과 함께 있었네.
이들의 눈물과 이들의 웃음에 내 마음을 실어 울고 웃었네.

이들과 함께한 대봑 2009 송년 모임.
12 인분의 바베큐립을 비롯한 마음을 모은 화려한 음식,
앵벌이와 동분서주 날뛰면 준비한 텀블러 열 두 개,
솔방울 모양의 초가 제 살을 녹이면 타오르던 그 감동의 밤.
2주간의 마니또에 얽힌 눈물과 감동과 뒤집어지는 웃음의 이야기들.
3000원 제한에 걸려 돈 대신 사랑을 쏟아부을 수 밖에 없었던 마니또 선물.

무엇보다 1년을 돌아보면 눈물없이 고백할 수 없었던 성숙의 시간들.
그 눈물보다 더 진한 웃음으로 배꼽을 찾으러 다녀야 했던 시간들.
그리고 진한 허깅의 순간들.

이 모든 소중한 시간을 담은 사진을 컴에 옮기는 과정에어 모두 날.려.버.렸.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 2009년, 목자라는 말도 식상한 이 싱그럽고도 깊고,
깊고도 유쾌한 이 젊은이들과의 마지막 모임을 순간에 날려버렸네.

덜렁 남길 수 있는 두 장의 사진은 내 마니또가 손수 만들어 건네준 쵸콜렛을 임신한 눈사람.
그리고 남편의 마니또가 묵을 갈아서 거기에 마음을 함께 갈아서 그리고 쓴 수묵화 한 점.


주님 말씀하시네.
닥.쳐.라.

그 화려한 사진들로 그 모든 것이 너의 공로인줄로 티스토리를 통해 만방에 알리고자 하는 동기라면 닥쳐라. 그 사진 내가 다 가져간다.
너는 한 해 동안 그 젊은이들에게 분에 넘치는 사랑과 존경을 받았고,
젊은피를 수혈받았을 뿐이니... 감사한 줄 알라.
너의 알량한 공로를 떠벌이려거든 닥쳐라.

그래서 난 이만 닥치련다.

나의 2009년,
이 몸과 세상 간 곳 없고,
열 세 명의 목자만 보이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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