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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강의 때문에 윌리엄 글라서의 <결혼의 기술>을 읽고 공부하는 중.
김종필씨 내 등쌀에 돌아가실 뻔 하신 적이 있었다죠.

귀 얇은 아내가 에니어그램 공부를 시작하는 통에 우리의 김종필씨 지옥의 문턱을 왔다갔다 하시다 내려가셨습니다.

이상하게 어디가서 남편의 유형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듣고 오면 남편이 막 미워져요.
부족함으로 다가오는 남편의 모습이 클로즈업 돼서는 막 갈구게 되는 거예요.

에니어그램 5번인 남편을 설명하는데 내 맘에 딱 와 닿았던 것.
"이 5번들은 누군가 자기에게 정서적인 어필을 하며 다가오면 마치 물미역이 자신의 몸을 휘감는 것 같은, 물에 젖은 창호지가 자신을 덮는 것 같은 느낌을 느낀답니다"
사실 김종필님은 저와 살면서 세상에 이렇게 끝도 없는 정서적 표현을 요구하는 사람도 있구나를 알고, 여기에 비추어 자신을 새롭게 만나고, 그러면서 많이 달라지고 회개하신 5번이긴 하지만요.

에니어그램에서 그룹토의를 하다가 칭찬하지 않는 5번, 김종필씨와 그 분의 어머니 얘기를 했는데 강사가 그러는 거예요. "하이튼간 5번들 다 묻어 버려야 돼요"
맞어. 이느무 5번들......

암튼, 지난 주말에는 남편의 잘못은 아니지만 제 맘이 몹시 일렁이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 일이 있을 후에는 깊은 대화 끝에 더 좋은 결론을 얻게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도저히 뭐 그럴 시간도 나지 않는 거예요. 그러다가 농담 반 진담 반 "아~으 나는 김종필의 본질이 싫어" 했나봐요. 제가.
계속 "진짜야? 진짜로 내 본질이 싫어? 나 진짜 삐졌어. 진짜야?'"이 말을 여러 번 하대요. 그냥 농담이었는데... (이 자리를 빌어서... 여보! 진짜 농담이야. 말하자면 회개하지 않은 5번 유형들의 그 무심함과 딱딱함이 싫다는 얘기지. 미아~안, 미아~안, 정말 미안해!)

그런데 5번 남편에게 아주 고마운 점.
갈등이든 무엇이든 미처 함께 해결하지 못하고 서로 헤어져도 소망이 있는 사람이에요. 이 사람은 시간을 두고 그 일을 곱씹으면서 생각하고 반추하고 성찰하죠. 게다가 그것으로 기도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 문제를 전혀 다른 차원으로 승화시키더라는 겁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너무 작아지면서 "그래! 너 진짜 인격 훌륭하다" 군시렁거리게 되긴 하지만...
기도하는 5번 유형, 기도하는 INTJ 남편의 자기반성과 깊이를 따를 수가 없습니다.
매일 아침 새벽기도 마치고 보내주는 남편의 문자는 예술이죠.^^

남편의 본질을 사랑합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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