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신대원 동기들 까페에 예전에 복상에 썼던 글을 올리고 있다.

그 덕에 예전 글을 하나 하나 다시 읽어보게 보며 우리 가정과 부부관계의 변화들을 새롭게 보게 된다.

대부분의 글에서 읽혀지는 생각이 요즘과 크게 다르지 않고, 그 때 생각한 원칙들을 지키면 살아오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유독 고부간의 갈등 얘기는 지금 읽어보니 '상당히 갈팡질팡' 하면서 썼던 것 같다.

글이 그래도 내가 고부간의 문제로 얼마나 갈팡질팡 좌충우돌 했는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야말로 '공사중!' 그 상태다.

 

지금도 마음의 집이 완공된 것은 아니지만 나름 뼈대를 갖추고,

조금은 여유를 갖고 한 발 물러서서 미소지으며 이 문제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이 곳으로 이사하기 전까지도 여전히 어머님의 어떤 행동들 때문에 내가 마음을 다치곤 했었는데 무슨 계기가 내 마음을

새털처럼 가볍게 했을까?

생각하다가 답을 찾았다. 홀리맘 모임에서 함께 읽었던 '그리스도인 가족의 경건훈련'을 스터디 할 때가 시작이었다.


 
이 책의 부제가 '풍성한 영적 유산을 물려줄 실제적인 아이디어'였다.
심리학을 좀 공부하고 '치유'이런 것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것들이 부모가 내게 저지를 나쁜 짓이다.
부모의 약점이 내게로 와 내 약점이 된 것, 부모가 나를 잘못 키우는 바람에 내게 남은 상처들...
그것을 발견하는 것이 내적치유인 것처럼 나도 처음에 그랬던 것 같다.
헌데, 어느 가정에나 흠이 있는 유산이 있고 부모도 연약함을 가진 존재라는 것을 마음으로 깨달아야 했다.
우리의 약점을 부모로부터 받은 쓴뿌리라고 변명하며 책임회피 하는 것은 이제 그만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에게 풍성한 영적 유산을 물려주고 싶다면 우리가 우리 부모를 먼저 용서하고,
또 받아들이고, 이 분들이 남긴 좋은점을 발견하는 것이 먼저라는 것을 배웠다.
우리 가족 또는 남편의 가족사에 함께 하신 하나님. 아브라함, 이삭, 야곱의 가족사에 함께 하셨던 하나님께서 우리들의 가족사에 섭리하고 계신다는 확신 없이 아이들에게 무슨 신앙의 유산을 논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보면 우리들의 부모님에 대해서 우리 부모님이 우리에게 남긴 긍정적인 것들에 마음을 두고 감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런 눈을 가지고 바라보는 부모님을 더 없이 귀한 존재가 아닐 수 없었다.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초장모임'이라는 것이 있다.
거기서 만나는 장로님은 기도 때마다 자주 그렇게 기도하신다.
'우리에게 섬길 부모님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분들이 우리에게 아무 것 해주시는 것이 없어도 그저 우리 뒤에서 우리를 지켜봐주시고 우리가 언제든 찾아가 섬길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알고보면 그 장로님은 부모 덕이라고는 못 보신 분이었다. 그야말로 혼자서 알아서 공부하고 혼자 유학가고 혼자 결혼하고...
흔히 말하는 자수성가 하신 분임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은 그저 부모님인 그 자체로 감사하난다.
이런 분들과의 만남은 날이 갈수록 부모님들의 약점을 가지고 찔리고 아파하는 것이 아니라 내 것으로 받아들이며 사랑하려 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번 어머니 회갑에 어머니께 책을 선물해 드리면서 표지에 그렇게 썼다.
어머니를 할머니로 둔 아이들, 우리들 모두 복 받은 사람이라고...
우리 아이들이 할아버지만 보면 아이스크림 사 달라 하고 쵸콜릿 사 달라하며 매달리는데 아버님이 내 눈치를 보신다.
예전에 아이들이 더 어릴 적에 아이들에게 사탕 먹이시고 이유식에 조미료 넣으시는 것 보면서 많이 속상해 했었든데...
요즘은 할아버지에게 아이스크림 사달래서 먹는 아이들 보면서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매일 통제하고 못하게 하는 엄마만 있으면 애들이 얼마나 갑갑할까? 가면 무조건 다 들어주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계셔서얼마나 얘네들은 행복한가?
 
섬길 수 있을 때 더 잘 섬겨야 겠다고 다짐해 본다.
친정엄마야 아무런 노력없이 그저 안쓰럽고 사랑스럽지만 시부모님에 관한한 더 많이 그 분들의 장점을 생각하면 감사해야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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