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고,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물으셨다.
그렇다면 나도 예수님께 묻고싶다.
예수님은 저를 누구라 하세요?



지난 토요일 저녁 교역자 가족 식사 모임이 있었다. 새로오신 두 사모님들과의 대화.



사모님 오늘 강의가셨다 오시는 거라면서요? 무슨 강의 다니세요?

아~ 모... 다닌다기 보다는 오늘은 다른 교회 청년들 데이트 스쿨에서 강의하고 왔어요.

네에~ 무슨 강의 하시는데요? 음악치료사라고 안그러셨어요?

그냥, 이성교제에 관한 강읜데요...흐흐흐... 어쩌다보니 그냥 이런 강의를 하고 있네요.

어! 사모님 지난 번엔 에니어그램 강의 하신다고 안 하셨어요?

예.... MBTI랑 에니어그램은 제가 그냥 제 마음이 궁금해서 배웠는데 가끔 강의도 해요.

음악치료하고 관련이 있는 거예요?

음냐음냐.. 음악치료는 본업이긴 한데 요즘은 힘에 부쳐서 거의 안하고 학교 강의만 하나 해요.

우와~ 그럼 교수님이세요?

아니... 일년에 한 학기요. 딱 한 학교에 한 학기요.

저희 막내 다닐 어린이집에서 수업하신다면서요?

예, 제가 유리드믹스 교사교육을 좀 받아서요. 비장애 아이들 음악수업도 해요.

그러면, 사모님 원래 음악을 전공하셨어요?

아니요, 학부에서는 유아교육 했는데... 음악도 좋아하다 보니 어쩌다 대학원에서 음악치료 하게 됐어요. 유치원 교사 때 음악교육에도 관심 많았어서요. 대학원 마치고 유리드믹스 교사교육 받았어요.

와~ 사모님 대단하시네요.

후로 살짝 민망하고 손발이 말려들어가는는 정적....
이 인터뷰식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마음에선 '난 뭔가? 뭐 하나 딱부러지는 것 없이 난 뭔가? 라며 고뇌가 깊어져 갔는데. 대화가 끝나고 보니 '나는 참 대단합니다~아' 라는 피력을 한 것인가 싶어서 가벼운 현기증도 왔다.

실은 데이트 스쿨 마지막 강의를 끝내고 간 자리였는데 강의 끝낸 마음이 묵직했었다. 난 뭐지? 내가 왜 여기 데이트스쿨에서 강의를 하고 있지?
원래 다른 분에 의해서 기획된 프로그램에 말하자면 두 번의 강사로 가게 된 것이었다.
이미 여러 번 진행되던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강사가 프로그램에 맞춰야하는 상황이었다. '남녀의 차이'라는 주제는 '인간의 차이, 인간의 다양성'으로 완전히 바꿔서 했고.
'자존감과 데이트'라는 마지막 강의였다. 실은 이 주제의 강의를 준비하느라 12월 1월 내내 뭔가 쫓기는 듯 보냈다. 강의를 잘하고 싶었다기 보다는 그간에 내 영적여정이 구슬 서 말이라면 이 강의 준비를 통해서 이 구슬들을 꿰는 작업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구슬을 꿰어 내게는 보배를 만다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정말 진실하게, 눈물로 호소하면서 '여러분 자신이 귀한 존재임을 조금씩 조금씩 더 잘 확인해 가야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데이트, 행복한 결혼생활 할 수 있다. 나를 사랑하지 않고는 타인을 사랑할 수 없다. 마음에 그릇에 사랑이 가득차서 자연스레 흘러 넘쳐야 그게 진짜 사랑이다' 며 목이 메이는 강의를 했다. 아~ 물론 오해 없으셔야 한다. 내가 거듭나서 새사람이 되기는 했지만 난 아직도 웃기지 않는 강의는 강의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물론 중간중간 웃겨주는 건 기본이었다.

암튼, 나와 친밀한 청년들과 개인적으로 대화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너무 진솔하고, 너무 마음을 찐하게 담아서 강의했나? 싶어서 살짝 부끄럽기도하고 급 '난 뭐지? 난 도대체 어쩌다 이런 잡식성 강의를 하고 있는걸까? 모 하나 전문적인 영역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제대로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싶으면서 존재론적인 질문이 떠오른 것이었다.

그리고 나서 저런 인터뷰식 대화를 했으니,
내가 예수님께 묻고 싶지 않겠나?
그러면 예수님은 저를 누구라고 하세요?
저라는 인간 왜 이리 규명이 안되는 거예요?
전 뭐예요?
사모님이예요?

그.러.자.
그 분이 대답하신다.

너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나의 귀염둥이,
나의 사랑이다. (이사야 43:4)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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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얽힌 재밌는 얘기.
관련 사진을 찍어놓은 게 하나도 없어서 daum에서 검색을 했다.
데이트코칭스쿨? 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이 있어서 클릭했더니 아름다운 재단의 박원순씨 개인홈피였다. 연대앞 창천교회를 지나다가 저 플랭카드를 보신 모양.
'세상에 별별 학교가 다 있더니 이젠 데이트를 코치해주는 학교도 있네요' 하는 포스팅이었다.
그냥 지나치기가 뭐해서 '저.... 저 프로그램의 강사였는데요...' 하고 한 마디 남겼다는. ㅎㅎㅎ
덕분에 박원순님과 댓글 대화를 주고받았다. 영광인줄 알고 있다. 그리고 사진은 거기서 업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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