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하는 아이들의 챠트를 보면 이런 저런 치료사나 검사자의 소견이 들어있다.
이 아이를 봤던 어떤 전문가에게도 '눈 마주침(eye contact)이 되느냐 안 되느냐는 중요한 문제이다.
모두들 언급한다. 이 아이가 눈마주침을 하는 지 안 하는지....

관계에 있어서 '눈마주침'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아무 거리낌 없이 사람들의 눈을 볼 수 있는 사람은 대략 마음이 건강한 사람이다.
어떤 사람을 향해서 갑자기 눈을 맞추는 것이 부담스러워진다면 분명 관계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뒤집어서...
문제가 생겼을 때 의식적으로 눈을 바라본다면 어떻게 될까?

딱히 꼬집어 말할 수 있는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최근 이런 저런 일로 마음이 많이 지쳐 있다.
3월부터 시작하게 되는 강의 준비에 조바심이 난 것일 수도 있고, 당장 학회 때 해야 할 강의가 부담이 돼서일 수도 있고, 그러다보니 일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던 것 같고, 시부모님 맞춰서 살기에 지치고 꾀가 나는 것일 수도 있고....

이럴 때 만만한 건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이다. 시부모님이 싫고 남편도 밉고 심지어...애들도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다.

남편이 오전에 강의가 있었다. 점심 때쯤 차를 받아야해서 만났다. 온통 마음이 뒤틀려 있어서 '같이 점심 먹자고 해도 됐다고 해야지' 결심하고 있었다. 결심은 그렇게 해 놓고 거절하기가 뭣해서 아웃백에 같이 아웃백에 갔다.
'무슨 일이 있어?'하고 남편이 묻는다. 예전 같으면 '아니!'하고는 말을 먹었을 것이다.
남편의 질문에 담박에 대답이 나왔다. '나 힘들어. 엄마, 아내, 며느리의 자리가 다 힘들고 버거워' 하니 놀란 듯 '아내도?' 한다. '당연하지. 나 오늘 도망 갈거야. 가방에 통장에 넣어야 하는 돈 60만원 있거든. 이거 갖고 도망갈거야. 어디 어촌 식당 같은데 숨어서 취직할거야? 드라마에서 봤지? 그런데 말야. 오늘 저녁에 집에 안 들어오면 주문진이나 이런 데로 도망간 줄 알어'했다.
'도망가지마~슬럼프는 나 하나로 족한데. 당신까지 그래'하는데 남편의 눈을 봤다.
그리고 별다른 얘기 하지 못하고 식사를 마치고 일어났다.

남편과 헤어져 학교에 볼 일이 있어서 갔다. 오가는 길 남편의 눈빛이 마음에 살아있다. 심사가 마구 뒤틀려 계속 엇나가고픈 마음이 한결 차분해졌다. 착하고 이해심 많은 남편한테 너무 고문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카페라떼 한 잔 사서 차에 탔다. 천천히 운전하며 음악 듣고 커피 마셨다. '오늘로 끝내야지. 이 커피 한 잔으로 정리하자' 하며 돌아왔다.

마주 앉아 눈을 마주친다는 것..........
  2005/02/02
        
이화경 어제 저녁 같이 먹으려고 했는데... 힘 내! (05.02.03 13:15) 댓글삭제
김종필 치마는 샀수? ^^ (05.02.03 20:17) 댓글삭제
정신실 화경! Feel이 올 때는 빨리 행동에 옮겨야 하느니라. 전화 하지 그랬어~ (05.02.04 00:36) 댓글수정삭제
이화경 채윤아빠가 약속있대서.. 언니네나 우리나 가족이 다 뭉쳐야되잖아... (05.02.04 12:45) 댓글삭제
오은정 어록에 추가 하나!! 도망가지마~~ 언니는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05.02.05 10:42) 댓글삭제
정신실 매일 매일 남편이 맛사지 크림 발라주는 당신도!^^ 잊을만하면 함 써 먹어봐. 어제들 열심히 연습했으니까 반응 잘 나올꺼야. (05.02.05 12:34) 댓글수정삭제
정신실 슬픈 눈으로...'도망가지마~' 창재씨가 젤 열심히 연습하대.^^ (05.02.05 12:34) 댓글수정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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