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웰컴 투 동막골> 이장님이 그러셨다 '뭘 많이 멕이야지'

사람 마음 얻는 방법이라고 하셨다.

주일 저녁엔 남편에게 뭘 맛있는 걸 멕이면서 동시에 감동을 멕이고 싶다.

말보다 밥상으로 백 마디 위로와 격려를 전하기.

나름 그런 착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카레라이스를 찐하게 만들어서 찐한 감동을 먹일 요량으로 장을 보러 나갔다.

손수레를 끌고 털레털레 걸어서 망원시장에 갔다.

감자와 당근과 송이버섯을 사려고 했었는데.....

도토리묵이 눈에 딱 들어오면서 마음 속에서 도토리묵 무침! 하는 계시가 왔다.

일단 한 바퀴 돌며 생각하자 싶어서 걷는데 메밀전병 굽는 곳에서 발길이 딱 멈춘다.

그래, 메밀전병에 도토리묵이면 팔당에 있는 식당 '강마을 다람쥐' 메뉴 그대로구나.

 

 

 

 

 

혼을 담은 양념장을 만들어 도토리묵을 무치고 메밀전병과 사골 배추국으로 차렸다.

메밀전병을 본 남편이 '어, 이거 어디서 본 던데..... 이걸 만들었어? 와~'

속이고 놀릴 꺼리가 없어서 걱정인데, 스스로 낚여주니 이 기회를 놓치랴.

'맛이 어때? 내가 한 번 따라서 만들어봤는데'

'우와~ 맛이 똑같애. 대단하다'

이런, 쉬운 남자 같으니라구.

 

 

 

 

이왕 도토리로 저녁을 먹었으니 가을 느낌 물씬 나게 디저트로 연시 하나 씩.

뇌를 텅 비우고는 먹어가며, 아이패드로 런닝맨 봐 가며, 낄낄거려가며....

다람쥐 네 마리 같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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