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크랩의 <지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
<영혼을 세우는 관계의 공동체>라는 새 이름을 달고 재출간 되어 나왔다.
이 블로그의 간판이기도 한 '지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니 내 어찌 설레지 않을 수 있을까.
철들고 시작된 자아, 신앙, 행복, 교회, 소명에 관한 고민들에 총체적인 답을 얻은 책이다.
나는 다분히 에피쿠로스적이라 내가 행복하지 않은 일을 어떤 명분을 갖다대도 살지 못한다.
내가 '공동체'에 꽂히는 이유는 제자도로서의 당위가 아니라 내 행복을 찾고자 함이다.
때문에 가정교회 목장을 하면서,
남편이 청년부 사역을 하면서 일주일에 한 번씩 집에서 밥을 하며 모임하는 일이
정말 힘들었지만, 힘들지 않았었다.
공동체는 내게 당위가 아니라 존재론적 행복의 근거이다.
이런 나 자신에 대해서 인식하게 해줬고,
통합해 정리해준 책이 '지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다.



한 저자와 함께 여정을 같이하는 것은 행복이다.
이 땅의 여정을 끝내고 천국으로 이사가신 나우웬 신부님과 브레넌 매닝님, 스캇 펙 박사님.
이 나이에 그 훌륭한 분들의 삶의 여정은 물론 죽음의 순간까지 지켜볼 수 있었다는 것은
그 어떤 경험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다.


래리크랩의 저술은 나의 여정과 기가 막히게 맞물리면서 이정표가 되어주곤 했다.
정직하고 정답을 던지지 않는,
철저하게 자신의 삶에서 길어올린 고민을 드러내되
전문가인 척 하지 않는,
나의 래리 크랩이다.


<결혼 건축가>는 그의 초기작이다.
젊은 시절, 결혼을 통해 관계의 단맛 쓴맛을 맛보며 쓰지 않을 수 없는 책이었을 것이다.

<영적 가면을 벗어라
>는 내게 충격적인 책이었다.

에니어그램을 만날 때가 아니라 이 책을 만났던 그때 내 내면여정은 시작되었는지 모른다.

남편과 처음 교제하다 헤어졌던 청년부 시절,

헤어짐의 고통에 더하여 청년부에서 어떤 일로 관계가 다 무너지는 것 같은 순간이 있었다.
죽고 싶단 생각을 했었다.

그때 읽은 <격려 상담>이 나를 살렸다.

래래크랩이 아들과의 갈등을 겪으며 상담전문가로서의 자존심을 바닥에 팽개치고 써 낸 책이

<끊어진 관계 다시 잇기>이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자신이 이뤄온 저술과 강의에 누가 될지 모르는 고백을 담아 썼다는 것이 감동이었다.

<내 영혼은 이런 대화를 원한다>
암선고를 받고나서 그 경험으로부터 시작한 책이다. 죽음을 코 앞에 둔 사람이, 영혼이 원하는 대화는 무엇이겠는가. 대화의 기술이 아니라 영혼의 목마름, 내 존재가 가장 듣고 싶어하는 말이 무엇일까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내가 기도에 목말라하고 있을 때 기도에 관해 가장 정직한 책, <파파기도>가 나왔다. 거창한 관상기도, 렉티오 디비나... 이런 거 아니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지점을 지도 위에 빨간 압정 꽂듯 정직하게 짚고 기도로 가라는 얘기다.


교회에 대해서 미치도록 회의하고 있을 때 <교회를 교회되게>가 나왔다. 이 책을 손에 넣은 시기, 노 신앙이 그 연세에 교회에 대해에 대해서 쏟아놓는 고민. 둘 다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유진피터슨의 메시지 성경으로 성경에 대한 새로운 눈이 떠졌을 때

<하나님의 러브레터>가 나왔다. 이 책과 함께 메시지를 읽으며 나눈 벗이 있었다. 그 시간이 참 귀했다.


이러니, 내 아이디 larinari에 래리 크랩을 모셔들인 것이 오버는 아닐 것이다.
나의 래리 크랩이 페북에서 조롱당하는 것을 보았다.
신간 <영혼을 세우는 관계의 공동체>에 관해 왈가왈부하는 어떤 이들의 대화를 보지 말았어야 했다. 래리 크랩이 정신실도 아니고. 어쩌다 블로그질 열심히 하고, 여기 저기 연재 좀 하다가 운 좋게 책 한 권을 낸 정신실도 아닌데..... 그런 모욕을 당하시다니.
그 대화를 읽고 밤잠을 설쳤다. 정작 거기에 한 마디도 못했다. 래래 크랩, 지못미! ㅠㅠ


유진 피터슨이 쓰신 서문 일부이다.
'하지만 의외로 래리 크랩은 해답을 제시하지 않는다.............이것은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충고일 것이다. 순식간에 친밀해지는 경우는 없다. 지름길도 없다. 혼란과 실망을 피할 수도 없다. 오히려 우리처럼 허둥대거나 절뚝거리는 깨어진 사람들의 공동체 속에서 예수를 따르는 힘겨운 모험을 평생 동안 각오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의 특징인 정직함과 절박함은 공동체를 상품화하는 우리 시대의 상업주의 정신과 대비된다.'


래리 크랩 특유의 정직함과 절박함이 독자연(讀者然) 하는 이들의 눈에 차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마음을 다독인다. 온전히 다독여지질 않아서 지상에서 가장 안전한 이 곳에서 뒷담화 하는 바이다. 나의 래리 크랩, 그분의 친구인 댄 알렌더의 책 한 권 한 권에 눈을 맞추면서 이런 저런 마음을 달래본다. 그리고 깊은 감사의 마음을 그분이 계신 콜로라도 덴버를 향해 띄워본다. 천국에 가서 만나면 한국식으로다가 제대로 큰절 한 번 올리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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