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4

오랫만에 우리 네 식구가 함께 백화점에 갔습니다.
이것 저것 구경하다가 채윤이는 5000원 짜리 색칠놀이를 하나 샀습니다. 채윤이도 이거 사달라 저거 사달라 하긴 하지만 아직까지 많이 고집 부리진 않죠.

아주 어렸을 때부터 같이 마트 같은데 가서 채윤이가 카트에 마구잡이로 집어 넣을 때마다 설명을 했습니다. 알아듣든 못 알아듣든.
'채윤아! 이건 우리한테 지금 안 필요해.'로 시작해서 설명을 하죠. 반복교육 때문인지 채윤이는 그런데 가서 '엄마! 이거 필요해?' 이렇게 잘 물어요.
암튼, 장난감을 살 때도 이런 식으로 필요한 걸 협의해서 살 수 있는 편이에요.

암튼, 채윤이는 곰돌이 모양 색칠공부 들고 여기저기 다니다가 비슷한 또래 여자아이를 봤어요. 근데 걔는 비싸 보이는 바비인형을 사 들고 있었죠. 아빠가 봤다는데...채윤이가 그 여자애를 보더니 자기 색칠공부를 들고 그 애 앞에 가서는 들어 보이면서 말없이 자랑하고 왔답니다. 아빠는 가격으로는 째비가 안 되는 장난감 가지고 그러는 채윤이가 쫌 안쓰러웠다고 하는데.....글쎄...

난 바비인형을 좋은 장난감으로 치지 않습니다. 좋은 장난감의 기준 중 하나. 실물과 너무 똑같은 장난감은 아이들이 상상력을 발휘해서 놀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하죠. 게다가 실물과 똑같은 장난감은 다 무지 비싸죠. 한 가지로 다양하게 놀이할 수 있는 장난감이 좋고.
무엇보다 바비인형은 모든 여자 아이들의 필수 장난감처럼 여겨지는데 철저하게 서양적인 미인 기준을 그대로 반영한 인형을 갖고 노는 건 아이들에게 너무 빨리 획일화된 미적 기준을 심어주는 것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바비인형가 더불어 별로 사주고 싶지 않은 장난감이 어른 화장품과 똑같이 만들어진 화장품 놀이. 아예 화장을 할 수도 있게 되어있더라구요. (그것보다는 차라리 엄마가 다 쓰고난 화장품 병을 주고 놀이하도록 하는 게 좋죠)

나중에 채윤이가 갖고 싶어하는데도 굳이 사주지 않아야 겠다는 생각은 아니지만 채윤이가 바비인형을 갖고 싶어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은 있습니다.


조혜연 : 예지도 바비인형에 관심없이 지금 껏 꿋꿋하게 스티커나 판박이를 젤로여기며 살아갑니다^^ㅎㅎ (04.05 15:39)
정신실 : 예지랑 채윤이는 얼굴형하며, 먹는 거 하며, 취향도 비슷하고...진짜 같은 꽌가봐~ (04.05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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