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와 온라인 말씀 묵상, 심방도 하고

온라인 수업도 하며, 숙제도 하고, 독서도 하고

피아노 연습에 수강신청 하며 2학기 계획도 세우고

원고 쓰고, 강의안 다듬고, 공부도 하고

 

뭔가 열심히 하는데도 백수 느낌이 난다.

나돌아 다녀야, 얼굴이 안 보여야 안심이 되는 건 아닐까.

내 눈에 안 보일 때 어딘가에서 열심히 뭔가 하고 있다고 믿고 싶은 것일까.

백수 넷이 뒹굴다 백숙을 해서 먹었다.

 

휴가를 맞은 남편은 4박5일 올레길을 걷고 왔다.

더위에 무리하지 말라고 부탁을 했건만,

하루 3만 보, 2만 보를 걸어서 뻘건 타조알 종아리를 하고 돌아왔다.

냉동실에 모셔두었던 전복까지 넣어 끓인 백숙의 힘이었나.

 

다시 백수 넷의 하루.

한 공간씩 차지하고 앉아 타닥타닥 키보드 소리만 들리는,

집안이 꽉 찬 또 하루가 시작했다. 

오늘은 뭘 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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