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예배 때마다 예배로 들어가면서 '비젼'을 부른다.
가사가 '비젼'이라는 제목과 어떻게 맞아떨어지는지 딱히 생각해보지 않았고,
아주 오래 전부터 부르던 찬양이다.
어찌하여 비젼일까?

지휘할 때도 그렇지만, 찬양인도를 할 때로 그랬지만, 예배 전 두 곡 정도의 찬양하는데 싱어로 서는 요즘에도 찬양에 몰입만 했다하면 오토메틱 수도꼭지 전원이 바로 on이다.
두 세곡 부르는 동안 어떻게 어떻게 틀어막고 있던 수도꼭지는 '비젼'에 기어이 제어장치 고장을 일으키고 만다. 어이하여 나의 비젼은 항상 눈물바람인가?



우리 보좌앞에 모였네. 함께 주를 찬양하며
'우리'이고 '함께'다.
이 '우리'는 가령 이런 모든 분들을 포함한다.
앉아 있는 모습만 봐도 마음 뭉클해지게 하는 분들,
눈빛으로 주고 받는 인사만으로도 '그리스도 안의 지체'됨으로 마음 가득 따스함으로 채우는 분들,
그리고 또
찬양팀 복장이 왜 그리 단정치 않냐, 선곡은 왜 그러냐 하시면 예배를 뭘로 아냐? 면서 거룩한 예배를 사수하기 위해 완전무장 하고 계신 분들,
'미치광이 북괴'를 하나님 앞에 고발하는 기도와 동시에 '평화통일'을 구하시는, 평화를 사랑하시고 나라사랑이 한 없으신 분들,
하나님께서 '불꽃같은 눈으로 너희가 예배를 잘 드리나 못드리나 보신다. 그러니 똑바로 해라' 시며 주일학교에서 가르치듯 내게 경찰관 하나님을 일깨우시는 분들....

이런 모든 분들고 함.께. 한. 마.음.으.로. 드리는 예배를 드린다.
그러면 그 '함께'에 온전히 마음을 열지 못하는 못난 나 자신에 마음이 쿵하고 무너진다.
아주 마음이 아플 때 가슴부분에 신체적 통증이 느껴지는데 바로 그 통증에 주저앉고 싶어진다.


하나님의 사랑 그 아들주셨네. 그의 피로 우리 구원받았네.
그런 내게 폭탄처럼 바로 다음 가사가 쏟아부어진다.
하나님의 사랑! 아, 하나님의 사랑! 아들을 아니 자신을 십자가에 못박음으로 확인시켜주신 그 분의 사랑. 나를 살렸던 사랑. 지금도 나를 살리고 있는 그 사랑.


십자가에서 쏟으신 그 사랑 강같이 온 땅에 흘러
나는 악인과 선인에게 이른 비와 늦은 비를 골고루 내리신다는 그 공평하신 하나님을 이해하기가  어렵다. 악인들에게는 촉촉하고 따스한 봄비는 커녕 번개와 천둥으로 즉각 반응해주시면 얼마나 좋을까? 아, 물론 나는 항상 '선인'에 줄을 세우는 거다.ㅠㅠㅠㅠ
헌데 십자가에서 쏟으신 그 피, 그 사랑은 강같이 흐른단다. 흐르는 강은 억지로 막지 않는한 골고루 온 땅을 흘러 적신다. 그 어느 땅도 차별하지 않고.....
십자가에서 쏟으신 그 사랑은 내게만 흐르는 것이 아니라 그 분이 사랑하시는 모든 사람에게 흐른다. 그럴 때 나는 선인도 아니고 악인도 아니다. 나는 그 분의 사랑받는 자녀일 뿐이다.


각 나라와 족속 백성 방언에서 구원받고 주 경배드리네
구원의 나의 전유물이 아니다. 구원은 그 분의 것이다. 그 분은 내 새끼 맞았다고 남의 새끼 가서 나무라는 이기적인 부모가 아니다. 그 분에게는 나를 포함한, 나를 선인이라 여기거나 나를 악인이라고 여기는 모든 사람을 포함하여 사랑하는 자녀다.
구원은 그 분의 것이고, 그 분이 사랑하는 모든 자녀의 것이다.


구원하심이 보좌에 앉으신 우리 하나님과 어린양께 있도다.
이 쯤되면 나는 그 분께 이렇듯 편협하고 부자유하고 사랑이 부족한 나 자신을 맡길 수 밖에 없다. 이런 나를 구원하심은 오직 그 분께 있다. 그 분 안에 있는 모습 그대로 나를 맡길 때만 나는 지금의 이 감옥같은 이기심에서 구원받는다.
반복해서 마음을 다 쏟아 부를 수 밖에 없다.


구원하심이 보좌에 앉으신 우리 하나님과 어린양께 있도다.
온갖 두려움과 염려를, 스스로 나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나의 의를 드러내고자 하는 교만을, 내 욕망을 위해서 사람들을 교묘히 이용하는 사랑을 가장한 죄악을 구원하소서. 구원하소서. 날 구원하여 자유하게 하소서.



나의 비젼은 매일 매 순간 십자가에서 쏟으신 그 사랑에 나를 맡기는 그것이다.
나를 바라보는 그 따스한 사랑과 긍휼이 내게만 국한되지 않음을 마음으로 믿는 것이다.
설령 때로 내게 '우리' '함께'라고 말하기가 너무 아픈 경우라도 그 분의 긍휼하심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나도 그 긍휼과 사랑의 마음을 조금씩 배우는 것이다.
나의 비젼은 사랑이다. 십자가에서 쏟으신 그 분의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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