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시죠?

뭐 그렇죠.

강의 많이 하느라 바쁘신 거 아녜요?

강의로 바쁜 적은 없어요.


힘드시죠?

힘들긴요.

글 쓰고 일이 많으시잖아요.

글 쓰느라 (마음이) 힘든 경우는 없어요.


강의보다 강의 사이사이 구역장 업무로 마음이 바쁘구요.

원고 쓰며 아이디어를 쥐어 짠다지만

아이들에게 문제 생겨 해결하는라 고심하는 에너지에 비할 바가 아니죠.


구역 소풍 다녀오는 거사를 치루고,

사고 아닌 사고를 친 중딩 아들 건사하는 일이 겹친 날이었습니다.

강의가 아니라 이런 일정을 두고 바쁘다 하는 것이고,

원고가 아니라 예민한 아들 놈 케어하는 일이 힘들다 하는 것이지요.


바쁘고 힘든 하루를 보내고 취침, 기절, 좌절의 증상으로 소파에 고꾸라진 저녁.

부재중 전화 두 통이 신호탄이 되어 꽃을 든 남자, 아니고 제자들 등장했습니다.

고맙다. 고마워.

카네이션 꽃이 아니라 사람 꽃이로구나!


며칠 드글드글 속을 태우며

'어디 한 번 저를 일으켜 보시라구요. 저는 낙심하여 소파를 뚫고 들어갈테니까요.'

기도 시위를 했더니 이렇게 협상을 해주시는군요.

사람을 꽃보다 아름답게 만드신 당신, 좋아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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