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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 때부터 지금까지를 주욱 돌아보면 아주 많은 일들이 있었다.
크고 작은 변화들을 떠올려보면 몇 년의 세월을 산 듯한 느낌.
그런데, 한솔이가 떠난 지 1년이 되었다고 하니 1년이 이렇게 순식간에 갈 수 있는 것인가.
싶기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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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5일 한솔이 나무가 있는 정읍에 다녀왔다.
조용히 가족끼리 다녀올 생각이었으나 어찌어찌 하여 이렇게 반가운 얼굴들 함께 하였다. 





각자 조금씩 의미가 다른겠지만,
장로님과 권사님께는 언어도 다 풀어내실 수도 없는 1년의 세월이셨겠지만....
슬픔의 1년을 모두 각자의 몫으로 살아내고 함께 모였다.
가까이서 지켜봤던 남편에게 한솔이가 남긴 것들이 얼마나 큰 지, 얼마나 어려운 숙제였는지 나는 잘 알고 있다.

 



이렇게 가까이서 우리를 덮치기 전에 죽음은 입에 올리고 싶지도 않았던 두려움이었다.
한솔이가 떠나가고, 아버님이 떠나가시면서 '죽을 수 밖에 없는 존재'로서의 인간에 대한 뼈아픈 경험과 인정과 그리고 그 끝에 새로운 믿음의 싹이 돋아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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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이 나무에 다녀와서 쓴 꼬마 철학자 현승이의 일기다.
열 살 현승이가 저런 일기에 저런 제목을 달고, '어차피 죽을 거면 살 필요도 없다'는 말을 써낸다. 문득 현승에게도 '죽음'은, 그리고 그에 잇닿은 삶은 새로운 의미였겠구나 싶다.
그냥 마음 어딘가가 찌리리 하고 아픈데...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현승이도 자신의 삶으로, 자기만의 방식으로 삶과 죽음의 신비를 알아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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