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윤이 같았으면 문장으로 줄줄 얘기를 했을 23개월 현승이.
그동안 듣기만 듣고 쌓아 두었던 언어들이 한 단어, 두 단어 연결, 때로는 문장으로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현승이가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하는 말들을 하루에도 몇 개씩 듣게 된다.
손에 가지고 있던 것을 내밀면서 '바꾸자'
혼내는 엄마를 향해서 '엄마 미워'
식탁에서 뭘 던져 놓고는 '떨어졌어요'
등등....
갑자기 터져나오는 이 말들의 홍수.

오늘 교회 갔다 오는 길.
차 안에서 화통 삶아 먹을 목소리로 떠들어대는 누나를 행해서 현뜽이 내뱉은 한 마디.
'시끄러~'
이 말을 듣는 순간 우리 모두 귀를 의심했다. 이것이 과연 현뜽이 한 말이란 말인가? 현뜽이 과연 뜻을 알고 이걸 말해단 말인가?

현뜽이 처음으로 하는 이 말들로 인해서 누리는 기쁨은 부모됨으로 치뤄야할 어떤 희생보다 값진 것 같다. 진정 끝까지 이런 마음으로 양육해야 할텐데. 다른 욕심 부리지 않고 현승이가 때가 되어 보여주는 그것만으로도 감사하면서 양육해야 할텐데...

200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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