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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그것도 예술 중
학교를 선택한 채윤이는 많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번 월요일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일주일 동안 입학 전 특강을 듣고 있습니다.
예중 특유의 분위기를 온몸으로 느끼며 두려움과 위축감에 압도된 듯 보여 마음이 아픕니다.
아무리 객관적이려고 해도 아이의 아픔은 내 것과 분리되질 않습니다.
가엾지만 도울 수 없고,
언젠가 나도 느꼈었던것 낯설지 않은 감정들인 것 같아 바라보기도 힘겹습니다.
긴장을 하고 있으니 준비물을 빼먹고 가고, 그로 인해서 더 당황하고....
쫄아든 목소리로 전화가 오면 엄마도 덩달아 안절부절이고요.
아침 일찍 학교에 가는 채윤이를 안고 기도해주고,
보내놓고도 할 수 있는 것이 기도 밖에는 없습니다.
몇 주 학교 다니다 보면 또 친구가 생기고,
익숙함으로 인한 안정감도 느끼겠지만 처음은 이렇게 힘듭니다.


저녁에 외갓집을 갔다 오는 길에 채윤이와 이런 감정들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처음엔 삐뚤어지겠다는 식으로 '친구 하나도 안 사귈거다.'로 시작하더군요.
질문하고 들어주니 나름대로 정말 두려운 것들에 대해 곧잘 이야기를 합니다.
실기점수로 매 학기 줄을 세우는 분위기의 학교생활이 자신이 없다며
친구가 아니라 경쟁자로 서로를 바라봐야 하는 것이 두려워서 다가가기도 싫다는 것입니다.


들어주고,
잘 할 거라고 격려하고,
예전에 잘 했던 부분들을 상기시켜주며 집까지 왔습니다.
(마음은 여전히 아팠습니다. 잘 될 거라고 말하면서 마음까지 그렇지도 못했고요.)


집에 들어와 정리를 하고 있는데 채윤이가 그럽니다.
"엄마, 난 엄마가 너무 좋고 자랑스러워. 그리고 엄마가 우리 엄마여서 참 좋아.
세상에 엄마 같은 엄마는 없을 걸. 내 마음을 정말 잘 이해해주고 고민에 대해서 잘 해결해 주잖아. 물론 나랑 현승이랑 싸울 때는 불공평하고 그런 면이 있지만.... 참 좋은 엄마야."


아침에 채윤일 보내놓고 기도하며 흘렸던 눈물에 대한 보상과 위로 같네요.
사춘기 딸에게 '좋은 엄마' 라는 평을 받다니.....
그리고 이 말을 하면서 아침보다 조금은 더 가벼워진 채윤이 마음이 느껴졌으니까요.
덕분에 그 많던 근심이 후~ 어디로 날아가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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