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이어 채윤이 할머니들의 생신축하 퍼레이드 입니다.
지난 주에는 친정엄마, 이번 주에는 시어머님 생신을 치뤘습니다.
 할머니 생신축하 카드를 쓰다가 엄마가 좀 색다른 축하카드를 생각해보길 권하자 급조한 축하 데코레이션입니다. 현관문을 저렇게 꾸미고 할머니를 맞이하였습니다. 예약석!ㅋㅋ


이제 컸다고 제법 손이 야무집니다. 무쌈 말이는 채윤이가 도맡아서 해줬지요.
태어나자마자  그렇게 이뻐하며 키워주셨건만 채윤이는 외할머니에 대한 기억은 없는 것 같습니다.
반면 친할머니에 대한 채윤이 마음은 애틋합니다. 저는 그런 채윤이게 조금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요. 암튼, 지난 주 외할머니 생신 때도 무쌈말이는 외숙모와 함께 채윤이가 해줬었어요.


맵지 않은 모든 음식은 아버님께 음식이 아니고,
어머님은 매운 걸 못 드시고.... 두 분을 함께 고려해서 메뉴를 정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두 며느리의 합작으로 '야~ 이거 환갑잔치라고 해도 되겠다' 하셨던 그 생신상은 자신으로 남기질 못했습니다. ㅜㅜ 아무튼 화려했습니다.

어머니! 건강하세요.
올 해에는 오랜 두통도 불면증도 다 날아가 버리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또 기도합니다.

즉석으로 마련된 손녀들의 축하연주도 있었습니다.
아~ 안타깝습니다. 용량이 초과되어 올릴 수가 없습니다.ㅜㅜ
채윤이의 피아노, 혜인이 언니의 플륫으로 멋지게 연주되었습니다.
동생인 시은이와 현승이는 박수치며 노래하기로 했는데 거실에서 듣기로 했던 어른들이 방으로 몰려드는 바람에 쑥스러워서 제대로 박수와 노래를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언니와 누나가 받는 칭찬에 둘 다 눈물을 흘리고야 말았습니다.


깜짝할 사이에 집 안 곳곳에 포스터가 나붙었습니다.


끝나고 아빠랑 딱지치기 한 판 하는 걸 보상으로 현승군의 비싼 바이올린 연주도 한 번 있었습니다.


함께 해주신 둘째 고모님.
시댁 어른들 중에서 저를 가장 예뻐해 주시는 분입니다.
가끔 명절이나 잔치에 힘들고 외로울 때 얼마나 큰 위로가 되어주시는지 모릅니다.
오늘도 음식 준비한 사람 수고했다며 예쁜 선물을 안겨주고 가셨습니다.

극구 '됐다. 밖에서 하자. 그렇게 하면 좋지만 니가 힘들잖냐' 하셨지만
'어머니, 저희가 언제 또 이렇게 넓은 집 살아볼지 기약이 없어요. 이번만 할께요' 하고 집에서 생신을 했습니다. 정말 정말 행복해 하셨습니다. 어머니답지 않게 기쁨을 숨기질 못하셨습니다.

결혼 10년 동안 변한 것이 참 많습니다.
무엇보다 변하지 않을 것 같은 것들의 변화가 때로 신비롭게까지 느껴집니다.

정리를 다 마치고 쉬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아버님 이십니다.
'정리는 다 했냐? 너 수고했다. 참 내가 기쁘다. 니 어머니도 엄청 좋아해. 너 참 수고했다'
하셨습니다.
고마워, 미안해, 사랑해.
이 단어를 결코 입 밖으로 내지 않으시는 시아버님 시어머님이십니다.
며칠 전 제 생일 밤에는 아버님이 약주 한 잔 하시고 전화하셔서 '신실이, 우리 막내 며느리 니 시아버지 시어머니가 너를 제일루 이뻐하고 사랑한다' 하셔서 깜짝 놀라게 하셨습니다.

아버님 어머님 행복해 하시는 모습에 하루 종일 서서 음식 준비한 피로가 날아가버립니다.
이제 기분 좋게 잠자리에 들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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