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은 놈

거실에 엎드려서 궁댕이를 하늘 쪽으로 하고는
기탄(기초탄탄 수학 문제)을 풀고 있던 초딩 1학년 아들 놈의 중얼거림.

'아, 선수교체 하고 싶다. 엄마랑 선수교체 하고 싶다. 엄마는 기탄 풀고 난 컴퓨터 하고...'

야이, 작은 놈아.
싫거든. 나도 어른되는 거 공짜고 된 거 아니거든.
내가 미쳤다고 앞으로 10년을 넘게  학교 다니고 시험볼 선수하고 교체를 하냐?
싫.다.고.



#2 큰 놈

'엄마, 나 사실 엄마가 너무 싫어서 가출하고 싶었던 적 있었다'
'진짜? 나도! 나도 니네 키우는 게 너무 힘들어서 가출하고 싶은 적 있는데....'

야이, 큰 놈아.
엄마 노릇은 쉬운 줄 아냐?
만나는 엄마들 마다 영어는 뭐해요? 수학은 어느 학원 다녀요?
방학 때 4학년 수학 한 번 훑었어요? 우리 애는 두 번요.
이번 담임 선생님은 뭘 좋아한대요? 이러면서 불안을 조장하는 시대의 엄마들 사이에서.
학원도 안 보내고 집에서 학교 공부 다 시키고, 독서지도에 큐티지도 까지 하면서
나는 뭐 살만 한 줄 아냐?
콱, 가출해 버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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