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만큼은 본업으로 돌아가 으막션샘미가 됩니다.

어린이집에선 '유리드믹스 션샘미'라고 불리며 음악 수업을 합니다.

일 년 동안 음악의 기본요소를 다 다루는 커리큘럼이 있고,

들리는 음악을 보이는 음악으로! 자부심 충만한 유리드믹스 수업 목적에 충실하지요.

짧은 시간이지만 아이들 한 명 한 명과 최대한 인격적인 스킨십을 나누려고 합니다.

라고, 생각하기도 전에 이미 몸과 영혼이 아이들 속에 뒹굴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이 시간은 말 그대로 음악치료 시간인데,

치료사가 치료받는 시간이란 의미에서 그렇습니다.


일 년 동안 음정, 박자, 템포, 악기, 아티큘레이션 등의 내용을 차례로 섭렵합니다.

노래하기, 춤추기, 악기 연주하기, 창작하기, 감상하기를 총동원해서 말이지요.

눈을 감고 친구 목소리 알아 맞히기 게임은 일 년 음악수업의 종합판입니다.

부끄럼쟁이들이 혼자 앞에 나와 앉아 있어야 하는 것,

무엇보다 혼자 노래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특히 내향적인 아이들에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다섯 살 짜리 아이들이 친구의 목소리를 변별해내는 것도요.

게임의 규칙을 이해하고 기다리며 참여하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지요.

마지막에 다같이 손뼉 치며 칭찬해주는 짧은 순간에는 살짝 소름이 돋는 감동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나다움'이란 특별한 무엇을 하는 '나'가 아니라

그저 나의 존재 자체를 찾는 일이란 생각을 합니다만.

아이들과 함께 무엇인가를 하는 '나'는 '나다움'에 무척 가까운 것이 분명합니다.

지금 이 순간을 살라, 는 경구가 이미 현존으로 다가와있는 순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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