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수 이금미 부부가 파릇한 신혼일 때 매주 한 번씩 '가정교회'로 만나 밥을 먹고 일상을 나눴었습니다. 우리 둘째 현승이가 생애 처음 그린 그림(또는 멋대로 그은 선 몇 개)을 보고 뭘 그린 거냐 물으니 "이슈삼츈"이라고 했더랬지요. 여섯 살이던 큰 애 채윤이는 이슈삼촌 성대모사를 제대로 했었죠. "워우~ 종피리형!" 엠티 가서 각 부부 첫키스 얘기 들으며 뒹굴며 웃던 그 밤도 생각납니다. 아, 이슈삼촌이 '와이프, 와이프' 하는 소릴 듣고 채윤인 "엄마, 나 나중에 커서 수민이의 와.이.퍼가 될래" 이러면서 어록을 남기기도 했었네요.


일본에서 선교하시다 오랜만에 들어오셨는데 제 강의를 들으러 와주셨고, 장소가 마침 우리 교회 사회봉사관이었던 덕에 넷이 이렇게 기념사진 남겼어요. 두 가정 다 그 시절로선 상상하지 못했던 자리에 와 있네요. 돋보기 들이대고 보면 두려움과 기대, 눈물 또는 기쁨으로 굴곡진 몇 년이었지만 이렇게 만나 돌이켜보니 은총의 손길이 변함 없이 함께 하셨구나. 싶어 뭉클합니다.


반가웠어요. 몸은 멀리 있지만 함께 밥 먹고 '거친 파도 날 향해 와도 주와 함께 날아오르리' 찬양하던 그때처럼 마음만은 함께 해요. 네팔에 있는 진태훈, 오윤선 부부도 많이 보고싶어지네요.

 

오랜된 앨범 폴더에서 찾았네요.
현승이의 첫 그림, 이슈삼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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