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간의 소통에 대해 남편이 가끔 쓰는 예가 '열린 창문'입니다.
앞 베란다 뒷 베란다 창문이 함께 열렸을 때 바람이 통하는 시원한 느낌.
소통은 그렇게 양쪽의 창문이 함께 열려야 시원시원하게 마음을 뚫어주는 것이라고.

 

<와서 보라 우리의 결혼을> 이렇게 자신감 쩌는 책도 함께 내고 했으니까,
그까이꺼 시원한 소통이란 것이 늘 그렇게 기분좋게 유지되면 좋겠습니다만.
그게 그렇지가 않습니다.
가만 두면 그 수준에 머무르기라도 해야 할텐데 이 놈의 '관계'라는 것은 가만두면 팍팍해져요.
꼭 그놈의 화분들 같아요
그렇게 곱게 정성 다해 길러줬으면 주인이 바쁠때는 목 말라도 좀 참고 버텨줄 일이지
금세 시들어버린단 말이죠.
그래서 다녀왔지요. 둘만의 일박 여행.
있어 보이는 표현으로 '부부 일박 피정'

 

 

아이들 어릴 적에는 부모님께 맡기고 기도원 엄청 다녔구요.
(속초, 무주, 양평..... 또 어디 휴양림. 기도원은 전국 있습니다.ㅎㅎ)


속초 찍고 춘천을 경유해 '닭갈비'로 대미를 장식하기로 했습니다.
결혼 15년, 우리 참 많이 자랐다. 고맙다. 사랑한다. 이런 분위기로 여행을 마칠 즈음이었죠. 
뙇!!!!
한 판 하고 말았네요.

닭갈비를 시키면서 '내장'을 추가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가지고.
(와서 보라 우리의 결혼을!!!! ㅠㅠㅠㅠㅠㅠㅠㅠ)
이것은 15년 전 제주도 신혼여행의 '해삼 사건'과 영락없는 데쟈뷰.
그 때도 그랬죠. 해삼을 "먹자! 말자!'로 시작한 삐짐과 꼬임.
(와서 보라 우리의 결혼 15년을!
15년 동안 자라기는 뭘 자라고, 성숙해지기는 뭘 성숙해져!)

 

 

'일용할' 양식을 구하라고 가르치신 주님의 기도가 뼈저리게 와 닿습니다.
우리의 사랑 또한 '일용할' 사랑에 불과하니
어찌 이 사랑을 위해 물 주고 보살피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요.
피정 가서 피정의 필요를 진하게 깨닫기 위해 유치한 한 판을 하고 돌아오는 길.
하늘이 엄청나게 예뻤습니다.
붉은색, 노란색이 함께 어우러져 눈을 뗄 수가 없었지요.
에휴, 가만 두어도 예술작품이 되는 하늘을 닮아야지요.
하늘 사랑을 흉내 내지 않고 어찌 한 사람을 한결같이 사랑할 수 있으리요.
네네, 일용할 사랑을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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