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 사람을 안다~아, 심지어 친하다아.


신종 SNS 심리 사기 중 '인맥 사기'라는 것이 있다.

(지금 방금 생겼다.)

(인맥 사기, 내가 너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너는 내 블로그에 와서 용어가 되었다)

사기이기에 물론 해악이 있다.

타인보다는 자신에게 지속적이고 치명적인 해를 입힌다는 것이 특징이다. 


일단 유명인과 SNS 친구맺기를 한다.

얼굴 한 번 본 적이 없지만 자꾸 댓글 말을 걸다보면 친근해진다.

어느 시점 형님, 언니, 친구로 호칭을 바꾸고 말을 놓는 게 어떠냐고 찌른다.

그 즈음 어떻게든 오프라인에서 만나 인증샷을 찍고 태그해서 올린다.

지나던 사람들이 생각한다.

이 유명인과 언니 오빠 하는 걸 보니 같은 급이구나.

이 방식으로 차곡차곡 인맥의 외연을 넓혀 나간다.

'이 사람 안다, 이 사람이랑 친하다'

이 메시지를 여기 저기 흘리면서 유명세 급이 올라가는 것이다.

비슷한 공법을 사용하는 두 사람이 만나서 형님-아우가 되면

그간 각각 쌓은 인맥탑이 합체하면서 한 번에 확 레벨 업 되기도 한다.


이 신종 사기를 어떻게 잡아냈냐고?

뭘 어떻게 잡았겠나, 내 속에 있으니까 알았지.

그런 유혹이 있다. 그리 나쁜 것 같지도 않다.

하지만 자아를 과대포장 하는 것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나 자신임을 알기에

애써 피하는 일이다.

그러고 싶은데 애써 피하다 보니 남들이 그러면 더 못봐주고 있는 현실이다.


암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막막 인맥 자랑 하나 하련다.

성공한 교회, 성공한 목회, 성공한 선교에서 '성공한'의 함의가 무엇인지 우리는 잘 안다.

모두들 목을 매는 그 '성공' 말이다.

바로 그 성공을 차곡차곡 쌓아갈 기회가 하나씩 앞으로 오는데.

선택의 기로에 설 때마다 멈추고 재고하고 기다리다

흔한 성공의 길과 반대되는 선택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젊은 선교사 부부이다.


한참 젊은 이 부부에게 만날 때마다 한 수 배우는 느낌이다.

한 번씩 만나 이들이 걷는 길과 교차하는 우리의 길을 점검한다.

태훈이 맑은 눈과 마음을 지킬 수 있는 것은 그 뒤에 윤선이 있기 때문이다.

그 윤선이가 예쁜 네팔 노트를 선물로 가져왔다.

마침 일기장이 몇 장 남지 않아서 찾고 있는 중이었다.

고급진 노트에 나의 시시콜콜한 마음을 끄적이는 것이 민망스럽기도 하지만.

이 가을, 윤선을 위한 기도로 기쁘게 첫장을 채우며 시작할 것이다.


아이를 키우며, 선교 일상을 살아내면 늘 크고 작은 걱정들이 있겠지만

여전히 선택과 선택의 연속이지만 그 긴장을 잘 살아내주길 기도한다.

볼 때마다 몸과 마음이 쑥 커진 이안이와 현이가 믿음의 증거이고 열매이다.

큰 틀에서 좋은 엄마로, 좋은 아내로, 좋은 사역자로 잘 가고 있다고

스스로를 크게 믿어주는 믿음을 위해서 기도한다.   


나의 인맥 자랑이 되는 사람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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