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선생님, 전도사님, 목사님.... 님님님들, 권위자 의존적이 성향이 강했습니다.

선생님, 전도사님, 목사님님님들의 칭찬받는 아이가 되려고 눈치를 많이 살폈지요.

아, 물론 지금도요.

그 권위자병은 늘 과도한 기대 - 실망으로 이어어지는 예측가능한 수순을 밟으며

약화되기도 오히려 심해지기도 하지요.

암튼 존경하던 권위자에게 실망을 하고나면 아주 악랄한 복수를 하곤 합니다.

무기고에 숨겨둔 수십 개의 칼 중 가장 잘 벼려진 놈을 하나 꺼내서는

'당신을 향한 존경심'을 난도질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잔인하도록 비정하게 한 마디를 뱉습니다.

"당신을 존경하나 봐라!"

나 진짜 무섭쬬! 씩씩.

 

문제는 이제 '내가 니를 존경하나 봐라!' 이 말 들을까 무서운 나이가 된 것입니다.

알게 모르게 내게 상처받은 젊을 영혼들도 적지 않을 않을 거라 생각하면 등줄기가 서늘합니다.

얼른 생각나는 얼굴들도 있고요.

 

권위자에게 인정받고 싶었던 욕구는

내가 어떤 의미로든 후배들에게 훈수두고 가르쳐 영향을 미치겠다는 욕심으로

화장법만 살짝 고쳐 얼굴을 내밀곤 하는 것 같습니다.

최근 10여가장 유혹에 빠져 시험에 들곤 하는 지점이거든요.

나는 아무에게나 '존경하나 봐라!' 찌르고 잘라내고 하면서 말입니다.

 

아, 갑자기 어이 없으시겠지만 자랑하려고 꺼낸 얘깁니다.

저 책은 제 책이 아니라 J라는 아가씨의 책입니다.

1 년 전에 해외에서 공부하는 중 '래리크랩'을 검색하다 이 블로그에 들어오게 되었다죠.

뭔가 맘에 들고 꽂혀서 자주 들어왔던 모양이고 찾아보니 작년 8월 말에 처음으로 방명록에

댓글을 남기며 인사를 해왔습니다.

그리고 J는 공부를 마치고 귀국하게 되었고,

새롭게 정한 교회가 제가 다니고 있는 교회였고,

담당교역자가 나이와 교회 행정에 의해서 정해졌는데 남편인 종필 목사님이었고,

첫 심방을 남편에게 받았답니다.

그 자리에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제 얘기를 했는데,

'어, 그러면 목사님이 그 모님의 피리님?' 이렇게 된 거죠.

교회 행정 상 J는 다른 교구로 바로 옮겨가는 바람에 김 목사님의 심방은 단 한 번으로 끝났고.

그런데 J가 새교우 환영회에 온 그날은 또 마침 제가 당번이었지 뭡니까.

목회자의 아내들이 돌아가며 새교우 환영회에서 명찰을 나눠주고 인사하는 일을 하는데

딱 그날이 그날이어서 얼굴 보고 인사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에니어그램 세미나에 오고,

그리고 그리고 쩜쩜쩜......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이거 성경에 나오는 말씀 아니죠? 허허)

 

아, 저 책은  그 1년의 기록.

블로그를 드나들며 혼자 '팬질' 했던 흔적이라며 보여줬습니다.

나는 세상에서 이쁜 짓 중에 제일 이쁜 짓이 책 읽는 거던데....

이런 팬, 자랑 좀 해도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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