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이 이야기

무촌에 가까운 일촌끼리의 우정

larinari 2011. 7. 21. 11:07


현승 : 엄마, 왜 엄마랑 아빠는 둘이 같이 자?
어른이라서 무섭지도 않은데 왜 꼭 둘이 같이 자는 거야?

엄마 : 왜애? 그게 왜?

현승 : (신경질적인데 뭔가 슬픈 목소리) 나랑 엄마랑 같이 자면 왜 안되냐고?
아빠가 그냥 내 침대에서 혼자 자고.

엄마 : 다른 집도 다 그래. 엄마 아빠가 같이 자고 애들은 자기 침대에서 자.

현승 : 그런데 엄마랑 아빠랑 꼭 같이 자야되는 건 누가 정한거야?(도.대.췌!!!!!!!!)

엄마 : 엄마 아빠는 둘로 보이지만 사실은 하나야. 결혼하면 한 사람이나 마찬가지야.

현승 :(갑자기 도를 깨친 듯) 아, 그래서 엄마랑 아빠는 무촌이구나. 엄마랑 나는 일촌이잖아.
누나하고 나는 이촌이지?

엄마 : 그렇지.(살았다...)

(한참 시간 후에...)

현승 : 그래도 엄마. 내가 엄마랑 일촌이긴 하지만 무촌하고 거의 가깝게 엄마랑 친하고
엄마를 좋아하는 거 알지?

(라며...... 적당히 현실과 타협. 슬픈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현승이 마음 깊은 곳으로 숨어들어갔.....)
이날 이후로 "너는 내 친구야, 영원한 친구야" 토이 스토리 주제가를 어깨동무 하고 수시로 부르고 있다. 며칠 지난 오늘 아침에는 요즘 특별히 애정하여 모으고 있는 앵그리버드 뺏지를 내밀면서 고르라 한다. 골랐더니 '이거 하나 줄께. 이건 우리 사이의 우정의 선물이야' 라고. 무촌에 가까운 일촌끼리의 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