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는 천국은 믿어지는데 지옥은 믿어지지가 않아.

어떻게 안 믿어져?

천국은 진짜로 꼭 있는 거 같은데 지옥이 있다는 게 믿어지지가 않아.
그렇게 나쁜 곳이 있을 거 같지가 않다구.

왜 지옥은 없을 거 같애?

하나님이 세상 사람을 다 좋아하시잖아. 그런데 누가 지옥에 가?
하나님이 나쁜 사람도 다 좋아하신다고 했잖아.

그래? 정말 그러네.

엄마, 엄마! 그런데 하나님이 뭐든 다 할 수 있는데 나쁜 사람들을 한 번에 다 고쳐주면 안 돼?
하나님이 탁 하면 나쁜 사람들 마음을 다 고치면 되잖아. 할 수 없어?

음.... 그게 할 수 없어서 그런 건 아니지만 그렇게 하지는 않으실 거 같애.

왜애?

엄마 생각에는 하나님이 우리를 진짜 사랑하시고, 진짜 소중하게 생각하시거든.
그래서 나쁜 사람이나 나쁜 마음이라도 자기가 고치기를 기다리시는 거 같애.
기다려 주시는거야.
그런 게 진짜 사랑이야. 현승아.
엄마가 너 바이올린 연습하라고 할 때 니가 빨리 안 할 때가 있지?
그럴 때 너 엄마가 계속 기다려 주는 게 좋아? 아니면 꽥 소리 지르는 게 좋아?

당연히 기다려주는 게 좋지. 내가 할려고 하면 꼭 엄마가 바로 그 때 화를 내잖아.

그러니까. 현승이는 알아서 할 수 있는 사람인데 엄마가 소리지르고 화내는 건 싫잖아.
하나님은 엄마 같지가 않아. 참고 기다려주시는 분이야. 억지로가 아니라 사랑으로 말이야.
바이올린 보다 더더 중요한 일에서도 하나님이 팍 화내서 다 하실 수 있는 일도
그 사람이 스스로 바꾸기를 믿고 기다려주셔.
하이튼, 뭐라고 설명할 수가 없네. 엄마는 그게 진짜 사랑인 거 같애.




라고 어설픈 대화를 마쳤다.
현승이가 자라면서 이 문제도 다시 고민하는 날을 위해
김영봉 목사님의 책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나 아프다> p203 '지옥은 비어있는가?'에
책갈피를 끼워 놓는다.

그래도 난 이 대화를 하면서 좋았다.
현승이가 지옥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누구라도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먼저 배웠다는 생각에서 말이다. 엄마도 엄마의 하나님을 평생을 새롭게 알아가고 새롭게 배워가는 중인데 현승이도 다르지만 같이 그 길에 들어섰나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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