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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어케 추운 나알~에, 이이러~어케 추운 나알~에,
내 님이 오신다~아면,
얼마~아나............
귀~이찮을까~ 아~ 아~ 아~


방학 껌딱지 두 녀석 모두 1박2일 성경학교를 간 금요일.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불금입니다.


아침에 남편이 아주 아주 로맨틱한 목소리로.....
'여보, 나 저녁 집에 와서 먹을까?' 했습니다.
한 마디로 대답했습니다.
'아니!'
이렇게 좋은 불금 저녁 8시에 심방을 잡아놓으신 분이 (애통하며 회개해도 부족할 판에) 저녁을 집에 와서 먹겠다니요. 그러고 나가시겠다니요.
'나아~는 삐졌다고. 꺼이 꺼이 꺼이 꺼~어이. '


그....그런데..... 그런데.......
아침에 시금치국 끓이고 굴전 부치는 걸 보면서도 시간이 없어서 고구마 몇 개 먹고 나가는 걸 보니까 마음이 약해지더라는 거죠. 오후에 집에 와서 '집에서 저녁 먹고 싶으면 와서 먹어'라고 (맘에 없지는 않았지만, 맘에 조금 밖에 없는) 메세지를 보냈지요.
설마 들어오겠다고 하겠냐.
착한 사람인데, 모처럼 애들도 없이 나 혼자 휴간데.... 날 귀찮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기대를 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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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은 엉뚱하게 흘러가서,
(신혼도 아닌데) 서로 '진심'은 숨긴 채로 '진심' '진심' 하면서 배려하다가.....
신혼 때 처럼 순진하지 않은 남편에게 속내를 다 틀켰지만, 

결국 신혼 때 이후로 트릭을 업그레이드 시키지 못한 여자는 독박을 쓰고 저녁준비를 하게 되었다는 아름다운 '부부의 사랑 이야기' 입니다. ㅠㅠ


정말 진.심.을 담 듯 굴을 담아서 굴 반, 칼국수 반.
얼큰한 진심 굴 칼국수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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